기타/음식

22.10 방배동/기꾸

2022. 11. 3. 02:18

가족 식사로 방배동에 위치해 있는 기꾸에 다녀왔습니다.
생각보다 주택가에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한국어 간판도.
스시 코스가 있고 이에 비해 더 비싼 대신 구성이나 러닝타임 면에서 이점이 있는 사시미 코스가 있는데 이날은 인당 14만원의 사시미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기본 세팅과 스타터들
야채헤이터라 샐러드는 별로 환영하지 않지만 코노와타는 좋네요.

위쪽 다이는 이런 느낌

콜키지 비용은 3만원
바로 이어 나온 복어까지 먹고 나면

본격적인 사시미 코스 시작은 자연산 참돔 뱃살로
비늘이 좀 씹히긴 했는데 뭐 그 정도는 익스큐즈~
사실 맛을 중립적으로 표현하긴 어려우며 어떤 사람에겐 질겅질깃이 어떤 사람에겐 쫄깃탱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양지하고 있지만 그래도 블로그는 개인적인 감상을 남기는 곳 이므로...개인적으로는 조금 식감이 남는 인상이었습니다.

참돔 한번 더

참치는 와사비 듬뿍 얹어서
예상대로의 참치맛

이건 민어였던 듯
약간 오득한 식감

참가자미는 어느 집을 가도 도미보다 식감이 좀 더 있고 그 맛으로 먹는 편인데
뭐 여기도 대체로 그런 편.
활어st 선호하시는 분들은 좋아하려나.

부시리
부시리는 맛에 대한 이미지가 머리에 없을 정도로는 많이 안 먹어본 생선인데
부드럽고 기름진 여운이 남는데 방어에 비하면 방어는 고소하면서 적색육은 적색육대로 특유의 피맛(?)이 나쁘지 않은데 이건 그거에 비해선 피맛+물맛이 한 클라스 딸리는 향이라 해야 하나
그래도 잘 먹었습니다.

농어
참돔에 비해서 감칠맛이 좀 더 느껴지고 덜 질깃했습니다.

전복 들어간 스이모노
부들부들 아주 굿

이것도 참돔이지 싶은데

부시리 한점 더

학꽁치도 주시고.

탱글한 식감의 오도리

우니는 밑에 깔린 우니랑 위랑 서로 다른 종이었는데
음 먹을만하지만 위쪽이 썼던.
나중에 (따로 요청하진 않았는데도) 아래쪽 우니로만 된 걸 두 피스 더 받았는데 그게 잡미는 있지만 좀 더 나았습니다.

게살+스
낭낭하게 나와서 아주 굿~

아까 나왔던 새우의 대가리 튀김
좋습니다.

큼지막한 굴
이것도 삼배체 굴이려나
타바스코 노노 한국식으로 주시는데 맛있었습니다.

단새우와 전갱이도 먹고
둘 다 맛있었어요.
지금 보니 단새우 옆에 살짝 알이 붙어있네요 ㅋㅋ

아마도 민어전이지 싶은데
이런게 K-스시집의 매력

솔직히 이런거 진짜 맛남

미루가이

네기토로
지금까지 여러 곳에서 네기토로를 먹었지만
솔직히 저 같은 미맹은 네기토로는 어느 곳에서 먹든 상하한 갭이 그리 크지 않은 느낌(대충 맛있었다는 뜻)

안키모

다시 참치
아카미는 호쾌하게 썰어주시는
이건 맛을 따지긴 좀 그렇고..

가리비관자도 먹고

카니미소도 먹고

고등어

복튀김
짭조름하게 술이 잘 들어갈법한 맛

군칸도 추가요

다시 국물 나오고

이미 가족들은 GG 친 상태이고...저는 조금 더 부탁드리면 조금 더 주실거는 같은데 슬슬 저도 시마이칠 타이밍이라 마지막으로 스시로 전어 받고 나왔습니다. 참가자미 어택에 당함
스시야들 시메한거에 비해서 신 맛은 좀 적지만 고소하이 맛있던.

메론데스

아버지는 그동안 몇 번 기꾸에 다른 가족들이랑 가셨던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동부이촌동 시절 아주 예전에 딱 한번 갔던 게 전부이고. 뭐 애초에 이런 한국식 '일식'집 문화에 익숙한 세대가 아닌..
소위 인플루안사?적인 위치에 있는 몇몇 분들이 좋아하는 곳이기도 한데, 개인적으로도 몇몇 음식들을 맛있게 먹긴 했으나
그렇다고 제가 없는 노스탤지어를 느낄 순 없는 노릇이고(몇몇 구력이 오래된 가게의 음식을 먹었을 때 느껴지는 '내가 경험하지도 않은 향수'의 맛에 감동할 정도냐고 하면 그렇지는 않았고)
뭐 그렇다고 또 맛이 없었냐면 그것도 아니고 여기만의 장점도 느껴지지만
14만원이라면 양이 좀 적더라도 일단 다른 곳을 우선할까...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저도 나이가 좀 더 들면 이런 곳을 더 잘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양 많고 일식집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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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이 발표되었습니다.

 

3스타 레스토랑

가온(유지) 모수(2스타에서 3스타로 승격)

 

2스타 레스토랑

권숙수(유지) 라연(3스타에서 2스타로 하락) 밍글스(유지) 알라프리마(유지) 정식당(유지) 주옥(유지) 코지마(유지) 스와니예(1스타에서 2스타로 승격)

 

1스타 레스토랑

고료리켄(유지) 라망시크레(유지) 라미띠에(유지) 묘미(유지) 무니(유지) 무오키(유지) 미토우(유지) 비채나(유지) 7th Door(유지) 소설한남(유지) 스시마츠모토(유지) 에빗(유지) 온지음(유지) 윤서울(유지) 익스퀴진(유지) 제로컴플렉스(유지) 코자차(유지) 피에르가니에르(유지) 하네(유지) 소울 다이닝(리스트 등재에서 1스타로 승격) 강민철(신규) 알렌(신규) 솔밤(신규) 이타닉 가든(신규) 일판(신규)

 

그린스타 레스토랑

꽃, 밥에 피다(유지) 기가스(신규)

 

2022년도에 별을 받았지만 2023년도 스타에선 제외된 레스토랑은 1스타에서의 하락만 존재하며 다음과 같습니다.

스시상현 테이블포포

영업을 종료한 오프레와 떼레노 역시 1스타였다가 2023 발표에서는 제외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3스타는 계속해서 변동이 없을 줄 알았는데 라연과 모수의 자리바꾸기가 있었습니다.

두 레스토랑 모두 평이 좋은 곳인데 아무래도 조금 더 트렌디한 모수가 3스타로 올라간 것 같습니다.

이제 라연 스타일의 전통 한식의 실링이 2스타..라고 봐야 하겠네요.

알렌과 솔밤, 일판은 6~9월에 진행된 미슐랭 선공개 리스트에도 등재되어 있었는데 그대로 스타를 수상했습니다.

비교적 신규 레스토랑인 강민철과 이타닉 가든은 작년에도 수상하지 않겠냐는 예측이 약간 있었지만 조금 뜸을 들여 올해 등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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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 이태원동/타카

2022. 9. 20. 18:49

 

이태원의 몬드리안 호텔 내에 위치해 있는 스키야키 전문점 타카에 다녀왔습니다.

추석 연휴의 최중에 가족끼리 식사할 곳을 찾아야 했고 10일 전쯤에 급하게 찾느라 선택지가 많지는 않았는데 마침 캐치테이블에서 여기가 빈자리가 보이길래 예약했습니다.

가게 앞에는 런치와 디너에 대한 설명이 써있습니다.

런치도 여러 번에 걸쳐서 메뉴가 나오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 상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세트라는 표현을 쓰고 디너는 긴 구성인 만큼 코스라는 표현을 쓰는 듯.

저희는 런치로 방문

자리에 앉으면 보이는 런치 세트에 대한 설명.

아마 뒷면에는 디너 코스에 대한 설명이 있겠지.

 

솔직히 이 설명은 아마도 관서 사람들이 보면 일단 싫어할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관서식과 관동식을 모두 경험해보고 하이브리드(?)도 먹어보긴 했지만..

관서식과 관동식의 가장 큰 차이는 와리시타이고 관서식은 먼저 달궈진 팬에 고기를 올리고 거기에 설탕이나 소스 등을 솔솔 뿌려가며 구워 먹는다면 관동식은 마치 냄비 요리와 비슷하게 미리 만들어 둔 양념 국물(割下)에 여러 재료들과 고기를 함께 넣고 졸인다는 차이가 있는데, 이에 따라 관서식은 양념을 치는 과정에서 숙련된 서버가 없으면 일정한 맛을 내기 힘든 반면 관동식의 경우 이미 배합된 양념장에 고기를 집어넣어 졸이므로 이자카야 등에서 손님이 직접 해 먹기에도 편하기 때문에 음식점 입장에서 손이 덜 가는 장점은 있겠으나, 맛에 관해서는 관서식으로 구운 소고기 베이스로 설탕 등을 직접 뿌려 맛을 돋궈줄 것이냐 관동식으로 삶은 고기가 베이스가 되는 맛에 조금 더 둥글한 맛으로 먹을 것이냐는 취향의 차이라고 생각.

본연의 맛이라고 하는데 그 기준이 애매할뿐더러 어차피 양념고기 먹으러 온 거지 샤부샤부 먹으러 온 것 아니잖아요?

 

또한 '과도한 지방의 마블링 고기보다는 최상위 등급인 1++한우 채끝을 엄선'한다고 하는데 애초에 등급 판정의 주요 기준이 근내지방도이고, 채끝이라는 부위도 소고기 전체로 따지면 마블링이 꽤나 있는 부위. 물론 일본의 고급 스키야키에 비하면 그야 마블링이 떨어지겠지만 절대적인 등급 기준으로도 그리고 실제로 뒤에 나온 고기를 봐도 마블링이 상당히 있고 일단 지방이 받쳐주는 맛을 활용하고 있는데 굳이 고마블링을 부정하는 말을 넣어야 하나? 싶었습니다. 뒤의 말을 읽어보면 그런 엄청난 수준의 마블링은 아니면서 대충 밸런스 있는 맛을 추구한다~라는 의도인가 싶긴 한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문장의 앞뒤 호응이 맞지 않는다는 생각.

(이곳도 충분히 마블링의 혜택을 보면서 그 이상의 마블링은 과도하다고 하는 것은 마치 딱 내가 만든 선까지만 세이프라는 논리거든요. 물론 실제로 이 이상의 마블링을 보여주는 가게가 있을지 어떤지는 모릅니다만 이러한 소지가 있기 때문에 가게에서 생각한 선이 어떻든 PR을 할 때는 과도한 운운의 말을 집어넣을 필요가 없었다는 얘기)

 

종합하자면 하고 싶은 말은 어찌 알겠는데 굳이 이런 비교를 소비자가 아닌 사업자 측에서 카피 문구로 하는 것은 자신감이 없어 보이며 뜨내기장사 같아 보일 우려가 있어서 굳이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술은 딱 한 병만 주문

1만 6천 원인데 설명대로 쓴 맛과 산미가 적절히 어우러졌고 가격 대비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 외에도 맥주로는 삿포로, 카구야 블랑과 루지도 있었습니다.

와인도 있었던 것 같은데 안 찍음

스타터로 나온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버섯 페스토 계란찜

새우나 은행 등 재료가 넉넉히 들어가 있고 저 앙소스 비스무리한 것은 감칠맛이 꽤나 함유되어 있어 버섯과 같이 먹으니 좋았습니다.

그릇에 아예 홈이 파져 있는 스타일이라 신기했어요.

처음 나온 한상

다랑어, 잿방어, 도미

예약할 땐 몰랐는데 하고 보니 갓포 아키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 같던데 그래서 그런지 적당히 숙성이 잘 되어있고 맛이 괜찮았습니다. 도미의 식감이나 맛이 엔간한 생선 다루는 일식집들보다 낫고 잿방어도 맛이 그런대로 나고 참치도 엄청나게 맛있다 까진 아니어도 평타 이상 치는

계절 야채와 해산물 샐러드

무화과와 오징어, 관자 등이 잣 소스에 버무려져 있는데 이것도 샐러드로 먹기에 좋았어요.

조금 먹다 보면 이렇게 남은 공간에 튀김과 솥밥을 주십니다.

튀김은 돌문어, 갯장어, 그리고 아스파라거스, 단호박

돌문어 식감도 부드러운 편이고 전체적으로 갓 튀긴 튀김과 쌀밥을 함께 먹으니 좋네요.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스키야키

비주얼 괜찮은 한우 채끝살이 얹어져 나옵니다.

냄비에 올라간 것 외에 두 점 정도는 더 기본으로 제공되고 이 외에 추가하려면 1점당 5천 원의 차지라고 쓰여있는데 저는 추가하지는 않았습니다.

스키야키 맛은 뭐 맛있어요.

실곤약이랑 우동 고를 수 있는데 저는 스키야키에 우동은 안 먹는 사람이라 실곤약으로 골랐고

실곤약이 아무리 국물을 머금었다고 해도 두께가 얇은 재료인데 냄비 대비 사이즈 보면 아시겠지만 냄비 사이즈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설명대로 채끝은 푹 익혀 먹어도 부드럽고 저는 이거 양념이 약하다 생각했는데 옆에 할머니는 간이 좀 세다고 하시는 걸 보면 타당한 정도인 듯.

소고기의 부드러운 지방 맛과 감칠맛에 양념이 베어 들어 맛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걸 계란 푼 것에 찍어 중화할 정도가 되려면 좀 더 간이 강해야 된다고는 생각하는데 이 정도면 전체적으로 준수...

나머지 고기 두 점도 투하

후식은 말차 빙수로 마무리

로비에서 한 컷

 

비교적 촉박하게 예약해서 먹었는데 생각보다 만족도가 높았고 역시 짬바가 있는 갓포 아키에서 해서 그런가 정갈하고 맛있는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굳이 흠을 잡자면 서빙 속도나 설명, 리필 등이 완벽하다고 하긴 무리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큰 하자가 없는 곳이고

추석이라 그런 것도 있었겠지만 저희 테이블 외에도 연령층이 다양한 편이고 기본적으로 한국인 입맛이랑 괴리가 없는 소재와 맛이라 다양한 장면에서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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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 창성동/온지음

2022. 9. 13. 01:23

늦을 것 같아서 택시를 탔는데 택시비만 3만원 뜯기고 결국 늦은 온지음(죄송합니다...)

먼저 제공되는 주전부리 메뉴들

이날 부각은 게살이랑 옥수수였는데 게살부각이 참 맛있었습니다.

옥수수 부각은 분명 곡물향이 나긴 하는데 설명을 까먹어서 뭔지 다시 물어봄 ㅜㅜ

옆은 깨소밀쌈이고 아래는 대구 어포

맨날 사진으로만 보고 먹어보지 못했던 옥잠화 쌈도 드디어 맛보고...

옥잠화 안에 소고기와 표고버섯, 배 채가 들어가는데 산뜻하니 먹기 좋았음.

약고기는 마치 프로슈토처럼 멜론과 곁들여 나오는 조합

이날은 페어링도 같이 했는데 첫 잔으로는 복숭아 칵테일이 나왔습니다.

복숭아와 생강, 참깨 등이 베이스로 들어갔다는데 전체적으로 상콤달콤하게 마시기 괜찮았습니다.

코스에 올라와 있는 첫 번째 음식은 콩국수

면은 윤서울의 면을 사용했다고 하고 콩은 시작하기 30분 전에 갈았다고 하는데 비린 맛보다는 콩의 고소하고 진한 맛이 나는 게 윤서울의 면과 시너지를 내어 정말 맛있었습니다.

여름다운 시작 메뉴

자연산 대하와 문어, 사태, 관자, 배, 오이, 노각이 들어간 해물육즙냉채

해물육즙냉채는 온지음에서 여러 번 접한 메뉴인데 이번에는 전복 대신 사태가 들어간 버전

고기가 굉장히 맛이 진해서 좋았습니다.

이 요리를 처음 접했을 때는 육즙이 해물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했는데 아마 기분 탓인지 지금은 밸런스가 괜찮게 느껴지는.

육즙냉채와 곁들일 두 번째 페어링으로 나온 샴페인 

아마 Louis de Varancy(병을 안 찍음)

피노누아, 피노무니에, 샤도네이

산미가 없진 않은데 그렇다고 막 레몬쥬스 느낌도 아니고 적당한 수준이라 좋았습니다.

처음에 약간 차갑게 나왔는데 넉넉하게 주셔서 계속 두고 마시다 보니 천천히 사과향이 느껴졌습니다.

박만두와 고추튀김

먼저 박을 만두피처럼 얇게 떠내서 애호박, 볶은 양파, 게살을 넣고 말아 낸 박만두

전분을 넣어서 그런지 원래 그런지 식감이 생각보다 억세지 않아서 안의 재료들까지 한꺼번에 잘 어울리는 편인데 게살의 풍미가 좋았습니다.

고추튀김은 그냥 원초적으로 안의 새우살이랑 같이 튀겨놓은 게 맛있는.

온지음이 찹쌀가루나 밀가루 같은걸 엄청 특별한 걸 쓰는 것 같진 않은데 막상 먹어보면 전이나 튀김 파트가 참 맛있습니다.

뭐 그런 종류가 갓 만든 게 맛이 없을 수가 없긴 하지만...

참골뱅이와 청어, 비름나물

청어는 기름장에 다진 마늘 정도를 넣으셨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기름진 맛이 충돌하지 않고 잘 맞았습니다.

비름나물과 같이 먹으라고 따로 밥도 놔주셨는데

이 나물무침이 진짜 별미.

마음 같아서는 따로 더 달라해서 메인 식사 때까지 계속 같이 먹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이건 페어링으로 나온 택이 탁주

생선도 그렇지만 나물과도 잘 어울렸습니다.

한국식 회쌈밥이라는 컨셉으로 나오는 스시

온지음이 상대적으로 한국의 미슐랭 한식 레스토랑 중에서 전통한식을 표방하는 곳이고 실제로도 그렇긴 한데, 그렇다고 완전히 다른 나라의 요소가 배제된 게 아니고 가끔 이런 요리도 나옵니다.

글쎄 한국에도 회와 밥을 같이 먹었다는 레퍼런스야 찾으면 없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외형을 이미 잘 나가고 있는 스시에서 차용한 부분이 없냐고 하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쨌든 대부분의 미슐랭 한식 레스토랑들은 양식이나 일식의 요소가 섞여 나오고 정도의 차이이니, 자기 취향에 맞는 곳으로 고르면 되는 것 같습니다. 온지음은 그중에선 한식다운 요리가 많은 편.

그런 부분에서 이건 메뉴에는 없는 메뉴(써있지 않은 메뉴)라 어느 정도 얽매이지 않을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제 기억으론 아마 스시와는 반대로 밥에 간장과 소금 등으로 간을 맞추고 생선 쪽에 초 터치를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아님 말고)

첫 점은 한국에서 잡힌 참치

이건 시마아지

고등어

초 때문에 그런가 생선에 특유의 발효취라 해야 하나? 그런 게 덧입혀지는 느낌이라 처음엔 조금 어색한 느낌인데

스시라기 보다는 잘 지은 간장밥에 생선을 같이 먹는다 생각하면 나쁘진 않았습니다. 참치를 제외하면 생선 자체의 퀄리티가 괜찮았기도 하고

시마아지는 맛있어서 한 피스 더

두 겹으로 쥐어주셨습니다.

전복뭉치구이

떡갈비보다는 조금 덜 다진 뭉치구이 안에는 전복이 들어있고 표면엔 녹아들어 잘 보이진 않지만 진피 가루도 올라갔다고 합니다.

위엔 전복 내장 소스, 옆으론 조선호박 그 위엔 간장 양념과 고수, 견과류

참고로 고수는 고려시대 때부터 먹었다고 합니다.

먹다가 찍음 헤헤

고기는 확실히 떡갈비보다는 조각조각이 느껴지고, 아마 비슷하게 갈비 쪽 부위가 들어간 것 같은데 그 특유의 기름진 맛이 잘 드러나기 때문에 이걸 게우 소스와 함께 먹기 위해서는 영귤 소주가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아무튼 저야 워낙 이런 기름진 고기를 좋아하고 안에 전복까지 들어가니 좋네요. 

식사인 은어 솥밥을 먼저 보여주시고

찬은 간소하게 깻잎김치가 나왔습니다.

은어 솥밥은 제주산 곤드레 나물과 같이 먹다가 중간에 양념장을 더해가며 먹으면 됩니다.

요즘은 이걸 잘 안 해 먹는다는 설명과 함께 감자 옹심이도 나왔는데, 저는 예전에 살던 곳 근처에 감자 옹심이 집이 있어서 가끔 먹었었거든요. 반가웠습니다.

후식 복숭아 셔벗

백도 황도를 같이 사용했고 아래에는 메밀이나 계피 생강 크럼블이 들어간

마지막 다과로 준비된 초당옥수수 술빵과 현미 쌀강정

 

온지음을 자주 방문하는데 포스팅이 너무 밀려서 일단 가장 최근 방문부터.

다른 방문들도 기록용으로 올릴지는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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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 개포동/리애

2022. 9. 9. 01:13

개포동의 골목에 위치해 있는 리애.

예전부터 네이버 지도에서 추천으로 떠서 궁금하긴 했는데 브레이크 타임도 없어서 애매한 시간에 혼밥하기 좋을 것 같아 들렸습니다.

자리마다 이런 카드결제 단말이 있는 시스템. 요즘 생각보다 이런게 많다는데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처음 사용해 봅니다.

결론적으로 이 가게는 만족에 이르진 못했는데

일단 음료 메뉴가 모두 품절이었습니다.

방문 전 제로콜라가 있으면 제로콜라를 주문하고 아니면 콜라를 주문하자고 한 제 꿈은 허망하게 무너지고...

그리고 날파리가 너무 많습니다.

물론 이런 동네 음식점에서 날파리 한두마리 날라다니는 것이 이상하다고 하는 게 더 이상한 것임은 잘 알지만

여기는 한두마리 단위가 아니라 많아도 너~무 많았습니다.

문을 열어두시는 것은 좋은데 그러려면 에어커튼 같은걸 치거나 방충 대책을 하거나 하는 게 맞지 않나 싶은...

애매한 시간대였지만 다른 팀도 한두팀 있었는데 그 팀은 음식이 나오자 날파리가 너무 많다고 조금 더 중앙 쪽 자리로 옮기시던데 그게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네요.

이건 안내문이랑 소스들

주문한 내용은 프리미엄 로스에 히레 추가.

소스같은건 자리에 있는 걸 부으면 되고

깍두기, 츠케모노류, 양배추, 흑미밥, 국, 트러플 오일, 와사비..

밥이랑 고기는 다 먹긴 했는데 양배추나 반찬류는 아예 안 먹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계속 날파리를 쫓아내야 해서 너무 신경 쓰여서 그냥 밥과 돈카츠만 먹고 일어섰거든요.

맛이라는 게 주관적인 감정이 총체적인 경험에서 완전히 배제될 수 없기에 이미 상당히...좋게 기억에 남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최대한 평을 해보자면

일단 로스는 숙성을 오래 했다고 하기도 하고 조각당 두께가 아주 두꺼운 편은 아니기도 하고 육즙이라던가 로스 특유의 씹는 맛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잘 씹히는 부드러운 식감입니다.

이게 빵가루와 결합해서 약간 햄 같은 풍미라고 해야 하나? 특유의 풍미가 나고

로스도 그렇지만 히레는 미오글로빈 어쩌고 돈까스 집들마다 있는 템플릿 문구를 써 붙여둔 것 치고는 상당히 익혀서 나왔습니다. 이것은 사람들마다 취향의 차이이고 또 은근히 동네에서 돈까스 장사를 하다 보면 '덜 익었다' 컴플레인에도 대비해야 하기에,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상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종합적으로 조금 텁텁하게 느꼈는데 음료도 없고 굳이 히레를 추가해서 주문해버려서 살짝 버거웠네요.

그리고 와사비와 겨자는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데, 나름 동네 짬바가 있는 가게 같던데 겨자 대신 와사비를 제공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 겨자가 더 찍어먹기도 좋고 소스와 섞어먹기도 좋고 돈까스와의 궁합에서는 치고 들어와 주는데 저런 와사비는 돈까스와 같이 먹기엔 맛도 잘 안나면서 제품 와사비 특유의 그 향이 잘 어울리지 않는데 말이죠.

라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겨울에 가면 날파리가 없을 수도 있고 여름이라도 이날만 유독 날파리가 많았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어느 정도 날파리가 음식에 앉아도 괜찮다면 신경 쓰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이게 첫 방문이자 마지막 방문이기 때문에 제가 체감한 경험은 이러하고

수많은 후기 중 한 가지의 케이스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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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 신사동/키이로

2022. 8. 29. 22:41

토요일 점심으로 방문했던 키이로

입구가 독특합니다.

처음 나오는 세팅. 주류는 필수인데 일단 유즈슈를 주문했습니다.

이건 메지마구로나 뭐 그런 계열일 듯

오늘 나올 재료들을 미리 보여주십니다.

대관으로도 많이 영업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관과 대관이 아닌 경우 당연히 재료는 차이가 날 것이고, 방문 시점에서 대관이 아닌 인당 4만 원의 덴푸라 요리 재료는 이런 느낌.

삼치와 피조개

중간중간 집어먹기 좋았던 바질 토마토

가장 먼저 나온 새우 머리

몸통도 두 마리. 몸통은 익힘 정도를 다르게 해서 내주셨습니다.

첫 번째 새우는 새우의 맛을 위해 소금을 찍어먹길 추천해주셨고 더 익힌 새우는 텐츠유를 추천해주셨습니다.

뒤로는 코노코를 말리시는 중

한치를 시소 잎에 싼 것 위에 우메보시를 올린.

개인적으로는 오징어류는 식감이 너무 단단한 것을 좋아하지 않기에 조금 버거웠습니다.

표고+새우

검증된 조합이며 실제로 맛있다!

보리멸

잘 먹게 생겼는지 한점 더 주셨습니다.

아까 나왔던 삼치가 이번엔 튀김으로

두릅

쌉쌀한 맛도 나면서 괜찮

호박

감 튀김

전복

이건 나온 것에 의의를..

오징어 다리를 튀긴걸 물회 식으로 내주심.

평들을 보면 이 요리를 칭찬하는 분들이 많던데 과연 꽤나 과감하게 매운맛을 넣어서 클렌징을 해줬습니다.

장시간 튀겼을 고구마.

야채류는 단 계열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조금 앞의 호박과 맛의 레파토리가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한 가지 정도 다른 야채로 대체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느낌은 있었습니다.

반대로 고구마나 호박 좋아하는 분에게는 괜찮을지도.

아까 아카가이의 히모를 넣어 만든 마끼

아나고는 일단 통으로 낸걸 접시 위에 한번 자른 뒤에 한쪽은 갖고 가서 양념을 묻혀 다시 내오는 포파먼스를 보여주십니다.

텐챠는 야채, 새우 외에 관자도 들어갔던 것으로 기억

아이스크림.

튀긴 팥으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같이 간 녀석 말을 빌리자면 4만 원에 포만감이 굉장하고 만족스럽다고.

한국에 아직 튀김 코스 집들이 다양하지 않다 보니까 이 가격대 중에선 입지가 두터울만하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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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모임으로 방문하게 된 서래마을 우참판

애초에 제가 선택한 가게가 아니라 전 그냥 얌전히 따라갔습니다.

원래 매장은 3층인가 그런데 룸으로 예약해서 룸이 있는 7층으로 바로 올라갔습니다.

와인은 구비되어 있긴 한데 어차피 1병까지는 콜키지 프리라(이후 병당 1만원?) 저희는 그냥 들고 갔습니다.

기본세팅

 

4인으로 방문해서 일단 주말 런치정식 4인분(42000*4)을 주문

런치정식류의 경우 부위를 선택하는게 아니라 알아서 안심, 등심이 섞여서 나옵니다.

먼저 안심부터

적당히 구워진 고기는 감자 위에 올려주십니다.

다음은 등심

등심도 적당히 기름지고 맛있었는데, 등심을 맛보기 전에 가족들이 안심이 꽤 마음에 들었는지 이미 특안심으로 추가주문하기로 결정

추가로 주문한 특안심(59000원, 130g)*2인분

감자도 야금야금 먹고 있으니 추가로 주셨습니다.

기본 런치정식에 나오는 안심도 괜찮지만, 이 안심은 폭신하고 빵빵하고 부드러우면서 풍미도 있는 게 기대보다도 맛이 좋았습니다.

서버분의 설명으로는 런치정식이랑 받아오는 소는 동일한데(그러니까 둘 다 1++ 같은 소라는 소리..) 같은 안심 중에서도 부위가 다르다고

런치정식에 포함된 식사메뉴 중 2인분은 된장말이 죽으로 주문.

이 죽은 2인분 단위로 가능하다고 해서 죽으로 2인분, 열무국수로 2인분(열무국수 선택 시 추가 요금 3000원*2)을 주문했습니다.

이건 가족 중에 계란찜 마니아가 있어서 추가한 계란찜(4000원)

된장 죽과 열무국수는 소분해서 쉐어

된장 죽이 좀 더 나은데, 다양하게 먹으려면 이렇게 쉐어하는 것도 나쁘지 않음

후식

룸의 전망 

JW매리어트 뷰

 

자꾸 추가적인 차지가 발생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저희가 더 먹고 싶어서 추가로 주문한 메뉴들 빼고는, 열무국수 정도에만 추가 요금이 존재하고 룸 차지, 콜키지 등의 비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고기에 미리 소금 간을 해서 무쇠판에 구워주는 스타일은 물론 맛있다곤 생각하지만 실링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서 가기 전까지는 사실 심드렁했는데, 생각보다는 그 실링이 높았습니다.

적당히 받쳐주는 맛에 서버 분도 친절하시고 룸으로 모임하기도 좋으니, 그런 용도로는 충분히 리즈너블 한 가격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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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 한남동/모수 서울

2022. 5. 19. 15:49

올해 1월에 미슐랭 서울 2스타 레스토랑인 모수에 처음으로 방문했습니다.

모수에 대한 제 개인적인 인상이라고 한다면 한식 혹은 일식을 기반으로 한 컨템포러리이고 생선 비중이 높아서 생선을 극혐하는 분이랑 동행은 불가..그래서 결국 혼자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한때 모수가 혼밥을 안받는다거나 하는 글을 봤는데 제가 예약했을 때 기준으로는 그렇진 않고 한 타임에 혼밥 테이블을 하나만 받는 정도였습니다. (의외로 예약 개시일에 전화하기만 하면 평일 런치는 예약이 아주 어렵진 않았음)

이날의 메뉴

아무래도 첫 방문이고 가격대가 있는 곳인 만큼 우선은 런치(방문 당시 14만원)로 방문해 보았습니다.

요리와 곁들일 수 있는 주류 페어링(요리마다 음식점에서 판단하는 어울리는 술을 글라스로 매칭 하여 제공하여 주는 것)도 준비되어 있어서 주문해 보았습니다.

페어링 가격은 제가 방문했을 당시 기준으로 홈페이지에는 10만원이라고 쓰여 있고 방문 전달의 다른 분의 후기를 보니 7만원이어서 실제로는 얼마이려나 했는데 나중에 찍힌 거 보니 8만원이었습니다.

첫 번째 페어링은 Tibouren Clos Cibonne 2019

작은 한입들과 곁들여 먹으라고 하시네요. 

참고로 잔은 잘토와 가브리엘을 섞어 쓰시네요.

시작으로 한입거리들이 나오는데 한꺼번에가 아니라 하나씩 나오는 스타일

가장 처음으론 활가리비가 올라간 김말이가 나왔습니다.

보통 스시야의 경우도 중간 정도 가격대까지는 일본에서 팩으로 나오는 냉동 가리비를 쓰는 경우도 있는 걸로 아는데 미슐랭 2스타 파인다이닝 답게 동해산 활 가리비를 쓰신다고 하네요.

이건 버섯 타르트였는데 안에 액기스도 버섯을 베이스로 들어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마지막 한입 요리로 나온 모수의 시그니쳐 메뉴 중 하나인 전복 요리

와인 페어링 첫 잔이 한입거리들과 계속 마시라고 준 와인이라 전복까지 계속되는 건데 전복도 한입거리인 줄 모르고 와인을 먼저 비웠더니 전복이랑도 같이 페어링 해보시라고 살짝 더 따라주시더라고요. 제가 바보인걸 자랑하려니 부끄럽긴 하지만 어쨌든 이런 세심한 부분이 좋았습니다.

음 물론 부드럽긴 합니다만 워낙 스시야나 파인다이닝에서 질 좋은 전복을 자주 사용하다 보니 전복의 조리 자체는 생전 처음 먹어보는 음식을 먹는 수준의 감흥이나 질감이라기엔 조금 어폐가 있지만 유바와 라임, 감태 등이 어우러진 전체 요리로 놓고 봤을 때 이 스타일의 구성은 확실히 유니크하며 재료들의 조화가 좋게 느껴졌습니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대방어와 숙성 감귤간장

잘 숙성된 방어랑 안에 시소였나..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페어링으로는 일본술인 ちえびじん 備前雄町 特別純米酒 生酒(치에비진 비젠오마치 토쿠베츠쥰마이슈 나마자케)가 나왔습니다.

지금 찾아보니까 니혼슈도는 -5정도로 나오는데 찾아보지 않아도 직관적으로도 달달한게 느껴져서(요근래 계속 드라이한 니혼슈 위주로 마시던 상태라 더 달게 느껴졌을지도) 영귤간장 소스의 은은한 단 맛의 요리에 곁들여 먹으니까 서로 시너지가 좋았습니다.

대문짝 넙치와 북방대합

네, 뭐 아무래도 예습을 하고 갔는데

미리 다른 후기들의 메뉴 사진들을 보면서 가장 비쥬얼적으로는 기대가 안된다고 생각했던 메뉴입니다.

모양만 보면 동네 한정식집에 나오는 아무 영혼 없는 식은 생선튀김조각 들어간 샐러드 닮아서 ㅎㅎ

물론 막상 먹어보니 따뜻하고(양상추까지 따뜻함) 맛은 전혀 달라서 놀랐습니다. 

보통 스시야나 파인다이닝에서 북방조개에 그릴 향을 많이 입히는데 이 요리는 그릴 향이 주로 레터스 쪽에 가 있어서 첫인상은 좀 어색하긴 했는데 먹다 보니 북방조개의 단 맛은 잘 느껴졌습니다. 

페어링 된 와인은 chateau Talbot의 caillou blanc이었습니다. 딸보는 레드와인만 들어봤는데 화이트도 있었네요. 주 품종으로 소비뇽 블랑이 들어가는데 당연히 저는 와인에 조예가 없어 주로 신대륙의 소비뇽 블랑 위주로만 마셔봤는데 그것과 비교하면 경쾌한 느낌보다는 조금 묵직한 느낌이라 신기했습니다.

브로콜리 솥밥은 미리 보여주시고 다시 담으러 가져가시고

참고등어 '그루노브루아'

모수의 또 다른 시그니쳐 메뉴

요리는 일단 맛있어야 하지만 거기에 더해서 새로운 느낌을 주기 위한 시도들이 존재하는데 그중에서 이 요리는 기존에 알던 고등어라는 생선의 맛을 의도적으로 배반하는 맛

고등어의 생선 살이라는 느낌이나 뉘앙스가 거의 없고 굳이 비유하자면 잘 만든 저온콩피 혹은 훈제연어와 비슷한...

뱃살 쪽 끄트머리는 그나마 고등어라는 늬앙스가 느껴지긴 했지만요.

메인과 페어링 되는 와인

귤속 데리야끼 한우

브로콜리 솥밥

 

모수의 장르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쟁은 일단 뒤로 하고,

어쨌든 한국에 위치한, 한식 혹은 일식의 모티브가 들어간 레스토랑에서는 메인이 참 고민거리인 것 같습니다.

재료의 수급이 한정적이고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소고기를 내는 경우가 많아짐->소스도 간장 혹은 간장을 베이스로 하거나 간장과 비슷한 류의 소스로 한정됨->주로 한입 크기로 썰어져 나오는데 그 한입 크기의 크기 역시 작으므로 상당히 이른 시간 내에 미지근함을 넘어 차가움으로 변모해 버리기 때문에 적절한 서빙 속도나 대책이 필요함

물론 먹는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이런 부분은 충분히 감안하고 먹긴 합니다.

모수의 경우도 이러한 연쇄가 완벽하게 해결이 되었다고 느끼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맛이 있냐/없냐로 따지자면 있는 쪽.

브로콜리의 경우 스프카레같은데에 들어가는 브로콜리 스아게(素揚げ)를 먹다 보면 느껴지는 태운 맛이라고 해야 하나? 이걸 솥밥으로 구현한 느낌이었습니다. 

디저트와 함께 새로 물수건이 준비되는 점은 좋네요.

입가심 소르베

마음에 들었던 따뜻한 증편

아이스크림에 들기름 같은걸 넣는 건 기원이 무엇일까요? 모수인지 다른 곳인지 아님 역사적 기원이 있는지

요즘은 꽤 보이는 시도인데...

아무튼 이 조합이 의외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커피는 아이스 카페라떼를 선택

다과가 딸려 나옵니다. 옆의 나뭇가지로 집어먹으면 됨

마스크 봉투도 제공이 되고, 옆에는 오늘의 메뉴와 영수증을 넣어가라고 편지 봉투도 제공이 됩니다.

이런 센스 좋아요.

신기해서 찍어봄

엥간하면 화장실 사진은 패스하는데, 손수건+어메니티(Aesop)가 호텔급

백신패스가 시행 중이던 때였는데, 이때 저는 백신을 접종한 상태긴 했지만 아직 2회차 14일이 지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다들 알다시피 방역 패스 시행 중에도 법적으로 혼밥이 막힌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식당 재량에 따라 혼밥도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만 받거나, 음성 증명서가 필요하거나 제각각이었습니다.

이 글에선 세태 자체의 옳고 그름에 관해서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고

방문 전에 미리 식당에 오는 모든 사람의 접종 증명 혹은 음성 확인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왔는데, 1명인 경우도 음성 확인을 준비하면 되냐고 문자를 했더니 1명은 괜찮다는 답장이 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식당에 방문을 하니까 혼밥이라도 절대로 음성 증명 혹은 접종 증명이 필요하다고 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워낙 확고하게 말씀을 하셔서 조금 당황하며 사전에 주고받은 문자를 보여주니 제 폰을 들고 가서 한참 토의를 하시더니 정부 시책이 변경되어서 이날부터 괜찮은 거였다고 하시긴 했는데...

식사 전부터 그렇게 안 좋은 쪽으로 긴장된 텐션이면 사실 뭐 별로 편안하진 않거든요.

예약금을 받는 식당이고(워낙 노쇼 문제가 심각하니 디포짓 문화 자체에는 긍정합니다) 사전 안내 및 소개문에도 방역 패스 및 코로나 관련 등 어떠한 사유로도 예약금 반환은 되지 않는다고 명시를 하는 식당인데, 만약 제가 사전에 문자로 연락을 하지 않고 전화로 확인을 받아서 괜찮다고 한 증거(?)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과연 그때도 '시책이 변경되었는데 착오를 한 것이어서' 앉아서 식사를 끝마칠 수 있었을까? 돈은 안 뜯겼을까? 상상의 나래를 펼칠 여지를 줘버렸습니다.

만약 처음부터 음성 확인이 필요하다고 해줬으면 저도 그 부분은 이해를 해서 음성 증명을 갖고 가거나 미리 취소를 하거나 했을 텐데 아쉽습니다.

머리로는 이건 워낙 이레귤러 한 상황이어서 그렇고 평상시의(매뉴얼이 있는) 대응은 유기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되겠지...라곤 생각하는데

그래도 난황 알레르기가 있는 가족을 데려가긴 조금 주저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녁 타임에만 나오는 시그니쳐 메뉴들도 있긴 하니 한 번쯤 더 들려보고 싶긴 합니다.

한국에 미슐랭 2스타가 2022년 기준으로 7곳이고 그중에 4곳을 가보았는데 그중에선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해요.

이날 밥은 혼밥으로 처먹어 놓고 아는 분이 선물 보내주셔서 받아옴.

잘 먹었습니다.

서울 소공동에 있는 롯데호텔의 피에르 가니에르에 혼밥으로 다녀왔습니다.
(부자연스러운 키워드 넣기를 싫어하는데 식사의 대부분이 혼밥인 저부터가 검색창에 레스토랑 이름+혼밥으로 검색해서 싱글 다이닝 친화도를 검색하기에 혼밥인 경우 혼밥 키워드는 넣는 편. 당연히 여기는 혼밥하기 좋습니다.)

정기적으로 메뉴가 변동되므로 당연히 지금과는 메뉴가 다르고, 최신메뉴는 홈페이지에서.
이날 기준 피에르 가니에르 런치는 바다를 선택하면 10만원, 육지를 선택하면 13만원, 둘 다 선택하면 15만원, 그리고 한우 안심으로 변경 시 3만원이 추가됩니다.
저는 소고기는 그리 내키진 않아서 바다 코스로..

웰컴푸드
볼링저 로제 샴페인이 글라스로도 있네요

이런식으로 한번에 여러개 깔아놓는 피에르 가니에르 스타일을 일본에선 칵테일 드 포쉐로 부르던데 한국에선 뭐라 하나요?(진짜 모름)

오우..맛있네

접시가 짱컸음
비트와 소렐 소스를 곁들인 대구 요리
비트의 조합이 어떠려나 싶었는데 전혀 이상하지 않고 맛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지금까지 계속 어느 측면에서 달콤하다고 느낄 수 있는 요리들이 진행되어 왔기에 메인으로 육류도 먹었어야 밸런스가 맞았나? 싶은데 이건 제가 소고기 싫다고 안 시켰으니..

디저트로 넘어갑니다.

오, 쁘띠뿌 메뉴들이 상당히 맛있네요
옆의 팀이 여기는 디저트 맛집이네 하시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소서에 흘린 줄 모르고 결국 바지에도 흘려버림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은 호텔&미슐랭 조합의 근본을 갖췄을 뿐 아니라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검증된 호텔 레스토랑을 원하는 커플에게는 물론이고 섬세한 프렌치를 즐기는 미식가에게도 좋은 선택지인 듯합니다.
개인 사업장에 비해 호텔 레스토랑이 좀 더 덮어놓고 까기 좋다곤 해도(이거 나만 그런가?) 이쯤 되면 까기 조금 주춤하게 되는..
그렇다고 맛없게 먹었다는 것은 아니고

피에르 가니에르는 한국 외에 당연히 프랑스에도 있고 일본에도 진출해 있습니다.
일본의 지점에 방문해 본 적은 없지만 '폰'으로 비교해보자면

한국은 생선은 10만, 고기는 13만, 둘 다는 15만이라면
일본의 경우 런치는 웰컴푸드와 칵테일 드 포슈, 메인, 디저트 등 전반적인 구성은 한국과 거의 비슷하고 여기서 메인을 고기만 혹은 생선만을 고를 경우 소비세, 서비스료 포함 8701엔이고 고기를 고르건 생선을 고르건 둘의 가격 차이는 없습니다.
고기와 생선 둘 다 선택할 경우 14295엔이고요. 여기에 요리 하나 더(현재 기준으로 추가요리는 랑구스틴이네요) 추가된 옵션이 18645엔입니다.
(여담이지만 일본도 세후가격을 표기하도록 하는 개정법률 시행일을 맞이하면서 세전가격 장난질이 줄어지는 추세입니다. 여전히 서비스료는 별도임ㅎ라는 가게는 있지만 적어도 세금까지 표시가격과 별도로 받는 곳은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물론 벌칙조항은 없는걸로 알지만 근본있는 가게들은 적어도 웹상 표기는 많이 바뀜)
뭐..근본력으로 따지면 도쿄는 2스타이니, 한국이 더 비싸야 할 이유는 없고
빅맥지수는 아니지만..
음식의 가격은 기본적으로 원가 베이스와 시장 상황을 조합하여 각 나라의 식자재의 수급, 물가, 경쟁하는 파인다이닝의 수준, 호텔 정책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될 것이고
저는 이 중 원재료 가격으로'만' 적정성을 따지는 소위 말하는 원가충(?)에 동의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음식 혹은 전체 코스의 완성도만 비슷하다면 더 저렴한 재료를 쓰더라도 같은 값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최대한 종합적으로 이해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물가와 재료는 일본과 비교했을때 어떠한가.

제가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에 방문했던 날 기준 일본 피에르 가니에르의 런치 생선 요리는 마토우다이(달고기)였고 고기는 일본의 지방의 브랜드 돈(豚)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뿔닭으로 바뀌었네요. 빵과 함께 나오는 버터는 일본은 보르디에 버터를 쓴다고 홈페이지에 자랑하고 있는데, 이건 취향의 차이이니. 아마도 한국에선 보르디에 정식 수입은 되지 않고 있기도 하고요. 저는 보르디에 쪽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요.
앞서 언급했듯이 파인다이닝에 가성비를 왜 찾냐 프렌치는 쉐프가 만들어내는 형이상학적인 가치의 완성도를 따져야지 물질적인 비교가 중요한 게 아니다..주의에는 저는 부분적으로만 동의할 수 있을 뿐
당대의 혁신은 언젠가 클래식이 되기 마련이고 피에르 가니에르도 한국에서의 입지 혹은 요즘의 트렌드와 비교한다면 충분히 클래식에 속한다고 생각하는데, 허나 아무리 클래식이라고 하더라도 파인다이닝을 찾는 이유에 새로운 식경험을 추구하려는 목적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고 실제로 이날 경험한 전채 메뉴들도 포션이 워낙 작아서 그렇지 클래식함 속에서 한국의 색채나 다양한 변주가 느껴지긴 했습니다. 확실히 소진화는 일어나고 저도 그중에서 플러스 인상을 받은 요리가 없지는 않았으나 섬세한 미식가의 경우 그런 메뉴의 임팩트가 저보다 훨씬 더 크게 와닿을 수도 있고요..허나 근본적인 재료 면에서 주재료, 부재료 모두 망상으로 경험해 본 일본과 비교했을때..역시 두 나라는 미식 환경에 차이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사실 그냥 일본은 상대적인 비교 없이 글을 쓰긴 좀 그래서 쓴 거고 처먹는 놈은 처먹는 일이나 하지 사업자도 아니면서 왜 한국의 식자재 가격이랑 제약조건을 모르면서 입터냐 그러면 할 말은 없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그럼 원가 대비 마진 비율이 동일하면 모든 게 이해가냐 하면 그건 또 아니라서..
결론은 그냥 제가 느낀 종합적인 인상이 그랬다는 소리입니다. 첫 방문이고 가장 짧은 코스였으니 레스토랑의 모든 것을 느끼기엔 아직 부족하겠지요.
일본 피에르 가니에르가 궁금해졌습니다.

 

아무튼 잘 먹었습니다.
가장 짧은 코스의 경우 점심은 한 시간 컷이니 빠른 전개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계산서나 영수증 등을 예쁜 봉투에 담아주는 파인다이닝이 점점 늘어나고 있더라고요.
피에르 가니에르의 경우 제가 보는 앞에서 다른 종이가 들어있던 봉투에 그 다른 종이를 빼고 다시 제 영수증을 욱여넣어서 주시던데.
(제가 일부러 구기거나 찢고 사진 찍은 것이 아닌 받은 그대로의 상태입니다.)
물론 이걸로 클레임을 걸면 제가 미친놈이지만
전반적인 서비스의 인상이 과잉 친절도 아니고 불친절도 아니고 그렇다고 요즘 업장처럼 프렌들리 하지도 않고 뭐 딱 이런 스타일의 인상이었다는 소리.

21.11 코지마 런치

2022. 5. 7. 01:18

10월에 첫 방문을 하고 두 달 연속으로 방문하게 된 코지마

이날도 런치로 방문했습니다.

지난번과 달리 이날은 스시 전에는 3종 세트가 아닌 게살만 나왔습니다.

확실히 특유의 향이 있는 코지마 전복

흰살은 당연히 기억이 안나요..

이날은 아마 광어랑 참돔이었던 것 같긴 합니다.

갑오징어(스미이카)

아마 잿방어인데..엄청 기름져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시원했던 미루가이

카츠오

학꽁치(사요리)

사이즈 좋은 보리새우

전어(코하다)

코지마도 방어는 사람마다 평이 와리가리하던데..이날 먹은 방어는 맛있었음

초록 오가와

전갱이

칼집을 낸 무늬오징어에 시소 넣은거

저는 갑이랑 무늬 둘 다 생으로는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

마치 스타일은 다르지만 제가 고속도로 휴게소 우동이랑 사누키 정통 우동 둘 다 싫어하는거랑 비슷함

그런데 코지마에선 둘 다 맛있게 먹음

둘 다 제가 좋아하는 식감은 아니긴 한데 갑이 좀 더 단단하다면 무늬는 좀 더 오징어 특유의 끈적이는 느낌?

무늬오징어의 단 맛과 시소 향이 어울리면서 꽤 맛있게 먹었습니다.

카스고

가리비 맛있다!

이날은 카츠오가 나와서 그런가 아카미는 안 나오고 뱃살 부위만

고등어도 맛있긴 한데

사람은 역시 적응의 동물이라 그런지 처음 먹었던 코지마의 고등어의 충격에 비하면 살짝 덜했습니다.

편차가 없진 않겠으나 장어는 코지마가 참 맛있다고 생각해요

칸뾰

이건 도미였을거..

사진 저장용입니다.

어차피 기억도 날라갔고 지금이랑은 철도 다르고..

그런데 이날 먹는 내내 기분이 좋을 정도로 맛있던 식사긴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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