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2022~2023 Tokyo

도쿄 스케치#7

2023. 6. 25. 23:37

하네다 공항에 왔지만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루트는 하네다-신치토세-하네다-김포.

그 가장 첫 여정은 하네다 발 신치토세행 JAL편

원래 퍼스트 좌석이 한자리 남았었는데 오랜만의 국내선이라 발권에서 조금 헤매면서 얼타는 사이에 다른 사람이 가져가버렸고 공석대기를 해봤지만 실패해서 클래스 J시트까지만 유상 업그레이드가 가능했다.

(JAL의 국내선은 많으면 퍼스트-클래스J-일반석의 3단계 설정이 있다.)

사용기재는 비교적 채신 기재인 A350-900

당연히 USB충전 등등 내가 원하는 기능은 거의 다 들어가 있어서 편했다.

이른 아침(하네다 7시 30분발) 편이라 퍼스트 클래스를 제외하면 좌석에 여유가 있었다.

좌석 유상 업글시에도 카운터에 '옆이 비어있는 창가석'을 요청했는데 상당히 여유롭게 남아있었고 그대로 최종 확정되어서 옆자리를 비우고 갔다.

아마도 오렌지 쥬스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

이렇게 하루에 3레그를 짜면 기상이 어떨까 걱정하게 되는데 다행히 신치토세에 도착했을 때는 하늘이 개어 있었다.

신치토세 공항. 다음 비행 편까지 시간이 많은 편이 아니라 공항에서 벗어나진 못하고

로이스 초코에서 위스키랑 어울린다는 초콜릿인지를 지인 선물용으로 사고

롯카테이 버터샌드를 사서 다시 비행기 타러 갔다.

그래도 홋카이도에 온 기념으로..

돌아가는 편은 다행히 ANA의 프리미엄 클래스(JAL로 따지면 국내선 퍼스트 클래스에 대응)를 잡는 게 가능해서 체크인도 전용 보안검사 레인을 이용한다.

ANA가 열심히 콜라보 중인 귀칼

참고로 JAL은 국내선 최상위등급 좌석 이용 시 국내선 최상위등급 라운지에 들어갈 수 있지만, ANA는 국내선 최상위등급(프리미엄 클래스)에 탑승하더라도 국내선 ANA 스위트 라운지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일반 ANA 라운지까지만 들어갈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어차피 잠깐 발만 찍고 가는 거라 상관은 없지만..

이 스타워즈 기는 누가 타게 될까 했는데 내 비행기였다.

그리고 드디어 고대하던 ANA의 정월한정 기내식

ANA와 JAL은 식사가 제공되는 국내선의 최상위등급 좌석에서, 정월에 이런 특별 기내식(오세치 요리)을 제공한다.

이게 아마 1월 1일~3일, 그것도 특정 노선의 특정 시간대에 한해 제공되는 기내식이라 꽤나 레어 하다.

음료는 기분상 니혼슈를 선택.

국제선 장거리 노선의 퍼스트 클래스라면 모를까, 기본적으로 국내선의 프리미엄 클래스 정도에서 나오는 기내식은 예산 내에서 공중에서 안정되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맛이 그다지 뛰어나진 않다.

그리고 오세치 요리도, 호화로운 구성이 많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정월 기간 내내 먹을 수 있게 고안된 음식이다.

이 두 가지 요소가 합쳐져서, 애초부터 보존식으로 고안된 요리가 기내식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오히려 맛의 저하가 심하지 않았고 외형도 나름 아기자기하게 예뻐서 기대보다 만족스러웠다.

기내식을 끝내고 삿포로에서 하네다로 가는 루트 도중의 치바 상공

후지산도 보인다.

하네다공항 착륙

녹색 특별도장의 ANA는 처음 봤다.

이제 진짜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

하네다-김포루트에서도 후지산을 볼 수 있었다.

새해 첫날에 두 번이나 후지산 플라이트

뭐 애초에 삿포로-하네다 구간에서 후지산을 볼 수 있다곤 생각지도 못해서 미리 하네다-김포 루트에서 후지산 쪽의 창가 좌석을 예매했던 거였긴 하다.

승무원 누나가 와인 좋아하세요? 하더니 엄청 콸콸 따라주셨다.

비즈니스석 콜라는 얼음, 레몬을 넣을지 말지 자동으로 물어봐 주시는 게 좋다.

(기내 와인치곤 맛있음)

787-8이라 개인 독립 좌석이 아니라 2-2-2 배열인 게 아쉽.

기내식은 언제나처럼 구색 맞춰서 나온다.

후식으로 따뜻한 녹차

들고 다니느라 팔 빠지는 줄

다음 코미케에선 일단 륙색 들고 가고 사는 물건도 좀 줄여야..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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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스케치#6

2023. 5. 8. 00:51

영화를 보러 다시 호텔 밖으로 나왔다.

사진을 찍은 건 11시 반 정도라 원래도 야마노테선이 다니는 시간대이긴 하지만 잠시 후의 12월 31일~1월 1일 사이의 새벽에 종야운전(밤샘운행)을 한다는 안내가 나오고 있었다.

1월 1일 0시의 신주쿠.

여기는 그냥 외국인들이 예이~하는 정도였는데 안쪽의 토요코쵸로 들어가니 스파클링 와인 뿌리고 완전 광란의 밤이었다.

피신해서 온 토호 시네마즈 신쥬쿠

신년이 되자마자 처음으로 한 일은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는 것이었다.

영화관 앞에 이렇게 지진을 연상하는 씬이 있을 수 있다는 주의가 쓰여있다.

아마도 맨 처음 개봉할 때는 이런 주의가 없지 않았나? 싶은데 영화가 개봉하자마자 이런 내용의 주의환기를 하는 감상평이 트위터 같은 곳들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고, 그래서인지 이때는 일본의 경우 웹에서 영화를 예매할 때도 주의사항으로 쓰여 있다.

이날이 스즈메를 처음 보는 거였는데 블로그를 쓰는 시점에선 4번 정도 봤다.

그래서 이날 처음 영화를 봤을 때 감정이랑 지금 어느 정도 감정이 정리가 되고 나서 느끼는 점이랑은 또 다르긴 한데

 

기본적으로 영화 자체는 좋았다. 좋았는데, 같이 보러 간 동행이 좀

내 불평을 주저리주저리 쓰는 것도 좀 그렇지만 뭐..내 블로그니까!

모처럼의 신카이 신작의 첫 감상이라 집중해서 보고 싶었는데 중간중간에도 제대로 감상을 못하게 방해가 되었고 끝나고 나서도 나랑 감상이 너무 달라서 놀랐다..그래서 결국 싸우고 틀어졌는데

아마도 그도 영화 보기 전의 토요코에서 옷에 외국인들이 뿌리는 술을 직빵으로 맞아서(...)예민한 상태였을 것이고 나도 체력이 별로 남아있지 않았던 상태여서 서로 예민한 상태였다. 지금 와서는 구구절절 누가 옳은지 따지고 싶진 않지만 아무튼 상황적으로 틀어졌고 아직도 연락을 하지 않는다.

아무튼 이 뒤로 많은 사람들의 감상을 듣고 일본문화에 익숙한 다른 한국인들이나 한국의 주변 일본인들의 얘기를 듣다 보니 (특히 한국인이라면) 아무리 일본 문화에 익숙하다고 해도 호불호가 갈릴 요소가 많구나 납득은 되었다.

그렇다고 쳐도 영화가 끝나자마자 여운을 정리하기도 전에 너무 상반된 평을 일방적으로 동의를 구하듯이 말해서, 조금 나도 화가 났다.

결국 호텔로 돌아가는 길은 서로 따로따로 갔다.

그건 그거고, 다시 종야운전 얘기로 돌아와서

운행안내에도 이렇게 야마노테선 특별 다이야 운행이라고 쓰여 있었다.

야마노테선뿐만 아니라 츄오소부 각정, 케이힌토호쿠 등 많은 노선들이 심야 운행을 한다.

다만 노선들마다 운행 간격이 달라서, 15~20분 간격으로 들어오는 노선도 있는 반면 간격이 엄청나게 벌어져 있는 노선들도 있기 때문에 미리 특별 시간표를 확인해 놔야 한다.

시간이 딱 맞는다면 다른 노선을 이용하는 게 효율적일 수도 있지만 야마노테선의 심야 운행 빈도가 더 높기 때문에 야마노테선상의 역들 사이를 이동하는 경우는 웬만해서는 야마노테선을 이용하는게 나았다.

왼쪽은 내가 타려는 야마노테선, 오른쪽은 미타카 방면의 츄오소부 각정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이지만 승강장이 꽤나 붐볐고 열차도 승하차 지연으로 인해서 원래 예정 시각보다는 몇 분 정도 지연이 돼서 도착했다.

3시 39분에 야마노테선을 타고 있는 신기한 경험

숙소인 유라쿠쵸까지 가야 하지만 도쿄역에서 도중에 잠시 하차해 보았다.

도쿄역의 재래선 개찰 내의 신칸센 환승 방면에 있는 신칸센 전광판

신칸센은 새해 첫날이라도 시발 시간이 앞당겨지거나 하진 않기 때문에 6시 출발의 노조미 1호가 전광판의 가장 위에 위치해 있다.

종야 운행이 있어서 재래선 개찰을 개방하고 있는지라 사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도쿄역의 중앙 통로를 지나면서 이 정도로 사람이 없는 경험을 해보긴 처음이다.

그대로 한 정거장을 이동해서 숙소인 유라쿠쵸 역에서 짐을 챙겨 나와서 다시 하네다 공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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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스케치#5

2023. 3. 27. 00:26

코미케 2일차

2일차는 남관 입장 티켓이었는데 그래서 같은 얼리 입장이라도 모이는 시간은 동관에 비해 더 늦기 때문에 상대적으로는 여유가 있었다. 일어나는 시간도 여유가 있었고 입장 과정도 실내 대기라 한결 편했다. 그리고 얼리 입장 중에서는 할당받은 접수 시간대가 늦은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장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개장 챠임을 들으면서 들어갈 수 있었다.

다만 남관에서 내가 목표로 했던 서관 부스까지 가는 데에 조금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얼리 입장의 이점을 살려서 소장하려던 굿즈는 거의 컷나고 반 정도만 건진 것 같다.

이번에는 조금 특수한 사정이 있어서 더 그렇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도 나는 컵에 물이 반 차있으면 반 밖에 차지 않았네~라고 생각하는 부정적이고 어두운 본성의 사람이다. 그래서...백프로 만족을 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러나! 당연히 코미케 자체에 다녀오지 못한 것 보단 나았다. 이 결과를 알고 있어도 당연히 시간을 되돌려도 다시 코미케에 가려고 비행기표를 끊는 선택을 했을 것이다. 쓴 시간이나 돈에 수지타산이 안 맞아서 아까운게 아니라 절대적으로 많이 구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

근데 사실 놓쳤는데 기분이 괜찮으면 그건 오타쿠가 아니긴 하다.

아무튼 이날은 내가 꼭 가야겠다고 마음먹은 부스 자체는 한두곳 정도였기에 그 줄을 끝내고 나니 정말 할 짓이 없어졌다.

그래도 이대로 돌아가기에는 얼리 입장 티켓도 아깝고 코미케 분위기도 조금 더 느낄 겸 친구한테 나기시로 미토 센세 굿즈 구해준다는 핑계로 줄섰다 ㅋㅋㅋ 정작 친구에게도 꼭!필요한 굿즈는 아니었지만 내가 억지로..

저기 보이는 줄이 그대로 반환점을 돌아서 경사면까지 올라온 상태

버튜버 카테고리가 1일차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홀로 연관 부스들은 1일차였는데 홀로 마마나 파파들 중에서 다른 카테고리로 냈거나 오리지널 캐로 낸 경우 2일차인 경우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내가 줄을 선 나기시로 미토 상과 루루도 상 등등...

그래서 다들 거기에 몰렸는데 나기시로 미토 센세 줄에도 루루도마마 굿즈 봉투를 들고 있는 사람이 엄청 많았다. 아니 그냥 회장 내에 루루도 봉투가 넘쳐났음. 온 세상이 루루도다...(저는 루루도 센세는 안갔습니다.)

줄을 서서 후부키 굿즈를 사고(결국 내꺼랑 친구꺼 하나씩 샀다.) 친구랑 분배하고 아무리 그래도 여행객 입장에서 코미케 종료시까지 시간을 보내면서 있는 것은 시간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너무 낭비이기 때문에 슬슬 나왔다.

하늘이 참 맑았다. 오전 중에는 조금 춥나 싶었는데 구름이 거의 걷히고 창천의 날씨였다.

원래 오늘 코미케부터 다른 일행과 같이 가려고 했는데 이 일행이 코미케 실물 티켓을 안가져와서 컷 당하고 끝나고 나서야 만났다.

숙소 근처의 사다하루 아오키에는 결국 들려서 케이크를 샀다.

1년의 마무리로 마신 노미쿠라베 세트

에 추가로 요것들도 마셨다.

일반 니혼슈도 차이가 난다고 하고 싶지만 아직은 그렇게 확신을 갖고 말할 내공은 아니고, 나마는 일본에서 마시는 게 한국에서 마시는 거랑 확실히 차이가 좀 난다.

그러고 나서 스카이트리에 올라가진 않고 그 밑에 있는 소라마치 상점가에 갔다.

홀로라이브 코너가 출점중이라 들린건데 코미케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없는 이유가 있더라

캡슐 확률이 극악이라 6연속 C상(꽝)이었다.

그나마 아쿠땅 건졌으니 만족

이렇게 등신대 판넬도 있었다.

아직 저녁을 먹지 않아서 저녁을 먹으러 아키바에 왔는데

꼭 야키니쿠를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뭔가 코미케도 끝나고 1년의 마무리로 야키니쿠를 먹어야 할 것 같아서 규카쿠에 갔다. 연말이고 예약도 하지 않아서 꽤나 기다렸다. 

내 안에서 규카쿠는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퀄리티의 타베호다이 가게라는 인상이었는데, 오랜만에 방문해서 그런가 생각보다 비싸고 생각보다 맛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겐 일본의 추억이 될 수 있는 가게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나에겐 그러지 못했다.

손님이랑 점원 중에 외국인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 고기도 다국적이다. 아니, 확실히 손님은 그렇다 치고 점원으로 일하는 외국인들은 오히려 일본을 구성하는 일원이다. 요령이 생겨버린 일본인 스태프 보다야 나은 점도 많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체적으로 보았을때 내가 원하는 일본적인 추억이라기엔 결여가 있었다. 아무래도 고기가 맛이 없고 불판 시스템이 별로다 보니 그냥 일본의 야키니쿠라는 문화를 차용해서 코스트컷을 한껏 하고 회전률 높게 외국인들 장사나 하려고 한다는 인상이 들었나 보다. 그런 여러가지가 섞인 카오스가 또한 일본이긴 하지만..

(혹시 5000엔~8000엔 사이에 괜찮은 타베호가 있다면 제보 바랍니다.)

 

호텔로 돌아오니 홍백가합전을 하고 있었다.

일행의 말에 적당히 맞장구를 하면서 보는데

가끔 나랑 다른 사람이랑 감성이 이렇게 차이가 난다는 것에 대해 조금 공포를 느꼈다.

나는 꽤 괜찮게 들었는데 옆에서 뭐 이렇게 가창력이 구리나며 까던...

케이크 맛은 무난했다.

 

블로그 갱신 주기도 엄청 길고 그러다 보니 문체도 오락가락하는데,

조금 더 내 내면의 생각을 쓰면 반말투가 되는 것 같다.

이번도 내가 느꼈던 여러 감정을 쓰는 턴이라 반말이 되고, 그러다 보니 더 부정적인 감정을 많이 쓴 것 같다.

 

호텔에서 조금 쉬다가 심야엔 다시 영화를 보러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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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스케치#4

2023. 2. 28. 01:03

저녁은 니시아자부에 위치한 明寂(みょうじゃく)라는 일본요리점에 방문했습니다.

미슐랭 2023 도쿄에서 기존 2스타나 1스타->2스타 승격을 제외하고 완전 신규 입성으로는 유일하게 2스타를 획득한 곳으로

점명의 寂는 侘び寂び(와비사비)할때의 寂인데 즉 화려하기보다는 일견 수수한 듯 보이지만 재료가 갖는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끌어내는 일본적인 미의식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여행을 하드코어하게 다니다 보니 평소에도 베스트인 컨디션으로 식사를 하는 경우는 잘 없지만 이날은 아예 수면시간 1시간에 체력 안배 없이 돌아다니다가 방문했기 때문에 상당히 망한 컨디션.

시작으로 주문한 술은 지콘 쥰마이다이긴죠 나바리

거 맛있는 술이야 맛있는 술이겠지만 입 안도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 그냥 알콜 소독하듯이 마신 게 아쉽습니다.

水煮 미즈니

요리의 시작으로 나온 표고버섯의 미즈니

어떻게 보면 이 가게의 컨셉트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요리로 아이치현 치타반도의 원목 표고버섯을 사용하였고 다른 재료로 다시를 내지 않고 오직 표고버섯과 소금, 물만으로만 맛을 냈으니 국물까지 마셔보라고 합니다. 표고버섯 자체의 진한 향을 느낄 수 있던 요리.

源平和え 겐페이아에

이건 숭어의 알과 시라코로 만든 디쉬였던 것 같은데 찾아보니까 겐페이아에가 겐페이합전의 두 진영의 깃발을 표현한 뭐 그런 요리라고 합니다. 알과 시라코, 그리고 밑에 깔린 감과 배로 그걸 표현한 듯

오츠쿠리는 足赤えび(아시아카에비)와 도미

앞쪽의 왼쪽 소스는 에비미소로 만든 쇼유였고, 오른쪽은 도미로 만든 소금 타레, 와사비 옆의 가루는 도미 살이 들어간 간장으로 만든 파우더

따로 어디에 뭐를 찍어먹어야 하고 이런 건 없다고 해서 다양한 조합으로 맛보았습니다.

사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 외에 한 가지 문제가 더 있었는데 이때까지는 서양인 스탶분께서 저한테 영어로 설명해 주셔서 멀뚱히 끄덕끄덕 하거나 옆팀 설명을 주워 들었던 것.. 아무리 한국의 주입식 영어교육을 들은 몸이라고 해도 생선 같은 재료 이름이 되면 영어보다는 일본어가 훨씬 익숙하기 때문에 조금 알아듣기 힘들었는데, 다행히 이 뒤로는 일본어 괜찮냐고 해서 괜찮다고 했더니 일본어로 설명해 주셨습니다.

다음 술을 뭘로 할지 물어보길래 메뉴판에 있는 아라마사를 읊었더니 메뉴판 말고도 있다고 아예 다 꺼내주셨음.

(결국 이날 이 4종류 다 마셔봄)

아라마사 앗슈(Ash)

니혼슈알못인데 니혼슈에서 생전 처음 느껴보는 바닐라향과 독특한 향이 무척 신기했어요.

나중에 카메노오 품종의 다른 니혼슈를 마셔볼 기회가 있었는데 약간 비슷한 뉘앙스가 느껴지긴 했지만 역시나 이쪽이 완성도가 높다는 생각이 들었던

沢煮椀 사와니완

곰 기름을 사용한 오완이라고 합니다.

갖은 야채를 사용한 오완을 사와니라고 한다는데 다이콘, 마코모다케, 에노키다케, 2종류의 파, 흰 곤약 등 6종의 흰 야채가 들어갔고 위에는 후추, 옆의 노란색은 국화꽃

잘게 썰은 야채의 식감은 물론 훌륭했지만 맛 또한 국물에 곰 기름이 들어가니 풍미가 한층 더 끌어올려져서 그런지 좋았습니다.

부리다이콘

앞의 다이콘오로시 위에는 一味唐辛子(이치미토우가라시 고춧가루)가 올라가 있고

방어는 짚으로 껍질 부분을 태웠고 밑에는 레몬즙, 소금, 무, 파 등이 들어간 소스가 깔려있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에 이날 원초적으로 맛있다고 느끼기보다는 그냥 최대한 기억 속에 맛을 담아가기라도 하자는 마음가짐이었는데 이거는 워낙 강력한 맛이라서 입에 넣으니 자동으로 맛있었습니다.

겨울 방어가 원체 맛있기야 하지만 기름진 방어의 맛과 방어의 약간의 산미를 밑의 소스가 돋궈주고 껍질 부분도 연기를 먹여 놓으니 밸런스가 좋았던

蒸し物 무시모노

東寺蒸し(토우지무시)

東寺는 교토에 있는 절인데 유바가 유명해서 유바를 이용한 요리를 토우지OO라고 칭한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 요리는 가장 위에 유바, 그 밑으론 이모, 스프는 순무의 스리나가시로 유바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났습니다.

絹巻寿司 키누마키즈시

メヒカリ(메히카리, 아오메에소)를 사용

먼저 얇은 계란 지단 위에 샤리와 생선의 머리와 뼈, 꼬리를 바삭하게 튀긴 것을 얹고

마지막으로 몸통 부분을 앞다이에서 구워서 얹어주십니다.

설명을 제대로 못 들어서 몸통 빼고 싸 먹으려고 했는데 헐레벌떡 와서 다시 모양 잡아주심 ㅋㅋㅜㅜ

머리 같은 부위의 바삭하고 쌉쌀한 맛이 같이 어우러져서 오히려 좋았던 요리

아라마사 이단교조주식회사 H28(2016년도)

아라마사 팬한테 혼날 소리일지 모르겠지만 앞의 애쉬와 큰 틀에선 비슷한 뉘앙스였고 바나나 비슷한 향이 났습니다.

카니만쥬

香箱ガニ(코우바코가니, 이시카와현에서 암컷 즈와이가니를 부르는 명칭)를 사용

안에는 内子(우치코, 난소)와 外子(소토코, 알)가 들어가 있어서 젓가락으로 3등분 정도로 먹으면 되고 도중부터는 옆의 생강과 사과 채 썬 것을 곁들여 먹어도 된다고 하십니다.

三輪漬け 미츠와즈케

가운데가 다이다이(橙, 광귤)라는 귤의 일종이고 주위에는 紅芯大根(코우신다이콘)을 얇게 깔았습니다.

三輪漬け라는 이름의 유래는 다이다이와 코우신다이콘, 그리고 고추의 3개의 고리 모양에서 나온 듯한데,

이 요리 자체가 길조를 상징하는 듯 하지만 특히 다이다이는 그 자체로도 대대로 번영한다고 하는 縁起物로 옛날부터 정원에 심거나 했다고 합니다.

가운데 다이다이의 과실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라 윗부분은 짜서 쭉 둘러주었고 저기서 코우신다이콘을 한 장씩 떠서 다이다이와 토우가라시에 묻힌 뒤 다른 접시로 옮겨주셨습니다.

고추도 장식만은 아닌 듯 약간의 매운 기도 느껴지던 요리

이렇게 한 장 한장 옮겨 담은 절임을 먹고 있다 보니

クエ(쿠에, 자바리)의 스미비야키가 나왔습니다.

오른쪽은 유리네모나카라고 하는데 안에는 에도아마미소라는 미소가 들어갔고 쿠에를 먹은 뒤에 한입에 먹기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에도아마미소라는 미소 자체는 원래부터 있는 미소로 짠맛보다는 단 맛이 나기 때문에 이렇게 요리에 사용하지 않고 직접 먹을 수 있는 미소이지만, 거기에 말린 감이나 무화과, 들깨 등을 배합한 것은 직접 고안하였다고 합니다.

쿠에는 바리류 특유의 탄력감이 있는 식감으로 숯불에 구워서 향 역시 좋았습니다.

옆의 미츠와즈케는 한 바퀴였나 반바퀴였나 다 먹을 때까지 계속 리필해 주시던..

 

다음 술은 아라마사 니루가메 프라이빗 라보 익스트림 2022

아라마사에서 저정백으로 나오는 니루가메 시리즈 중에서도 22년 5월에 나온 궁극의 정미보합 99퍼센트(쌀을 1%만 깎은 술)

아무래도 매니큐어 같다고 해야 하나? 그 특유의 향이 나는데 꽤나 특이한 맛이었습니다.

테우치 쥬와리 소바에 도미살로 만든 소금이 올라간 요리

セリと牛肉の煮合わせ

소안심과 미나리를 각각 따로 조리한 것을 합친 요리

다시는 아마 가츠오 계열이 베이스였던 것 같은데..

여튼 소 안심이 꽤나 진한 맛이 났고 미나리의 향과 쌉싸름한 맛이 그걸 잡아줍니다.

식사

반찬은 氷魚(히우오, 아유의 치어), 톤부리에 イバラガニ(이바라가니)의 우치코를 버무린 것, 부리

절임은 金時人参(킨토키 닌진)이랑 마, 그리고 쿄토의 츠케모노 중 하나인 스구키즈케

밥은 야마가타현의 츠야히메를 사용

그리고 아카미소국에는 金沢春菊(카나자와슌기쿠, 카나자와의 쑥갓)이 들어가고

밥이 나온 차례이지만 이건 마셔봐야 했기에 핑크 유니콘도 주문(사전 정보 거의 없이 시켰어요)

생각보다도 훨씬 더 달았다...! 향도 꽃이나 꿀 같은 느낌

반주와 반찬이 너무 맛있어서 밥을 한 그릇 뚝딱하고

슷퐁(자라)의 타마고요세동을 또 받았습니다.

너무 맛있어서 흰 밥과 타마고동 두 그릇이 뚝딱 비워지네요.

센챠

甘美

디저트 첫 번째

미캉의 샤베트와 세토카, 국산 아카산쇼

산쇼를 이렇게 직접 뿌려주셨는데

산쇼도 운향과(미캉과)이기 때문에 샤베트와 프레쉬, 그리고 건조된 미캉 이렇게 3종류의 형태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과 단위에서 같은 게 크게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귤은 껍질의 향이 강하기 때문에 껍질 성분을 쓰지 못하는 이런 디저트 요리에서 그걸 보강해 주기 위한 역할로 쓰셨다는데 확실히 그냥 귤 디저트를 먹을 때에 비해서 더 임팩트가 있네요.

마무리로 츠바키 잎으로 감싼 고마도후

 

전반적인 음식은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화려한 프레젠테이션이나 양식에서 자주 사용되는 식재(트러플, 캐비어 등)를 도입하기보다는 어떻게 보면 스토익하게 느껴질 수 있는 지점이 있고 재료 본연의 맛에 코다와리를 갖고 있다는 인상이었습니다. 첫 번째 요리를 예시로 들면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면 물에도 신경을 써서 술 빚는 물을 쓰거나 하는 듯.

제 친구 중에 재료 본연의 맛을 강조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좋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계절에 맞춘 식재를 사용하다 보니 그런 부분도 있지만 요리 전반적으로 맛의 구성에 있어서 신 맛이나 쓴 맛까지 풀로 활용하였다는 느낌인데 덕분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에도 꽤 머리에 박히는 요리였습니다.

요리는 일본 요리의 형식을 따르면서도 레퍼런스는 있지만 일본인도 잘 모르는 요리가 나온다던가, 이름과 형식을 따와서 다른 조합을 쓴다던가 하는 변주가 들어간 느낌

 

식사는 36300엔(4월부터 인상 예정), 술이 약 2만 엔 정도

레어도가 있는 술을 시키다 보니 술 값 코스파를 따지기가 애매한데 상대적인 비교는 모르겠고 제 절대적인 경험으로 따진다면 재밌었기에 리즈너블 하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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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스케치#3

2023. 2. 8. 21:57

코미케 1일 차의 날 2022.12.30

 

코미케가 미리 입장 티켓을 구입해야 되는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입장 시간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설정되었는데 10시 반(얼리) 입장의 경우 5000엔, 오전 입장의 경우 1500엔, 오후 입장은 500엔에 각각 +@로 티켓 발권 수수료가 붙는다.

 

나 같은 경우 얼리로 동, 서, 남관을 모두 응모했는데 중복응모 자체는 가능하지만 어차피 최대 하나만 당첨된다. 최초 입장 위치가 동인지 서/남인지에 따라 티켓을 접수하고 손목밴드로 교환해야 하는 접수 시간이 다르지만 같은 얼리 입장이라면 그 후 대기를 거쳐 최종적으로 회장 내로 입장하는 시간은 거의 비슷해진다다. (얼리 동이 접수 후 더 오래 기다려야 된다는 소리) 개장 이후에는 각 관을 건너서 이동할 수 있으므로 어느 하나라도 당첨되면 일단 평균적으로 오전조보다는 일찍 입장이 가능할 것이다 아마도.. 연결통로로 이동하는 딜레이는 생기지만. 동관이 메인이라도 오전 동 뺑뺑이보다는 차라리 얼리 서가 나을 수 있다는 소리.

1일 차는 다행히(?) 메인으로 갈 예정인 동관이 당첨되었고 그중에서도 A,B와꾸 중 접수시간이 빠르고 대기열도 먼저 만드는 A와꾸에 당첨되어서

잠을 억지로 자려다가 실패하고 호텔에서 거의 한시간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새벽 6시 반에 지하철을 타러 갔다.

가는 길에 보인 상당히 큰 규모의 로얄 코펜하겐 매장인데 당연히 이 시간엔 문을 닫았고..

요 건너편엔 라 메종 뒤 쇼콜라랑 사다하루 아오키 매장도 있더라(사스가 갓본~)

유라쿠쵸 역에서 유라쿠쵸선으로 토요스까지 간 다음에 유리카모메로 갈아타서 빅사이트 회장까지 가면 되는데 도착해서 조금 헤맨..그래서 A와꾸이지만 A와꾸 최후~B와꾸 선두 정도에 걸쳐버렸다.

일단 접수를 하고 나면 빅사이트 주차장에서 10시 반 정도까지 하염없이 기다림.

사전 티켓 추첨제로 입장인수 제한을 걸고 있지만 인파를 보고 있으면 여전히 정신이 아득해진다.

코미케 스태프가 주의사항을 안내해 주고 나면 줄 이동 시간 전까지는 잠시 줄을 이탈해서 몸을 풀거나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은 가능했다. 나는 다녀오지 않았지만 내 라인에서 다녀오는 사람들은 저 애매하게 부서진 건물을 이정표 삼아 다녀오더라.

10시 40분쯤 들어가서 대략 1시 조금 넘겨 시마이치고 나왔다.

코미케 자체는 이 뒤로도 이어지지만 개인적으로 사려고 하는 물건을 다 사거나 완판돼서 못 사거나 해서 이 뒤로는 계속 체류하는 게 의미가 없어서 나옴

린카이선 국제전시장역 옆의 로손에서 레드불의 홀로라이브 콜라보 스티커(빅사이트 한정 배경)세트를 판매하고 있어서 들려보았다.

레드불 나에게 날개를 달아줘~

오후시간대여서 그런지 역 바로 옆의 편의점이지만 줄은 별로 없었고 별문제 없이 구입하고 나왔다.

이날 가장 먼저 줄을 섰던 나나카구라 부스

이런 셔터부스는 초반에 정말 빨리 가서 로테를 돌지 않으면 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도착해서 도는 게 중요한데 나는 얼리조 중에선 그렇게까지 급하게 들어간 편이 아니라 40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다.

이번 코미케에서 가장 많이 산 미나토 아쿠아 관련

시온 책도 사려고 했는데 재고 있는 거 보고 방심하다가 다시 가보니까 완매라 명함만 받아왔다.

후부미오는 친구 부탁으로 하나 사주면서 나도 하나 샀고

사이네마마의 신간 세트는 생각보단 여유 있게 살 수 있었다. (원래 C100으로 내려던 굿즈라 종이백도 C100이라고 쓰여있고 신간 표지도 C100C101이라고 쓰여있다.)

주로 v튜버 관련 개인부스가 있는 동관에서 머물렀지만 아쿠아리움 굿즈는 사야 했기에 남관도 갔는데 어우 진짜 사람 많더라

기업이라 그래도 물량은 오래 남아있어서 한국에 있는 다른 크루분들 것까지 무사히 획득완료.

(사실 5000엔 단위로 특전이 하나씩 붙는데 14000엔치 사는 바보짓을 했지만 이건 넘어가고)

친구가 준 밀크티랑 로손에서 산 레드불 세트

 

v부스 바로 옆에 동인음악 쪽 부스가 있었는데 예전 같았으면 이쪽에서도 신나게 엔화를 털었겠지만 요즘은 아무래도 실물 음반을 사는 데에 흥미가 떨어지기도 했고 이쪽도 그렇게 자주 듣는 편은 아니라 패스했다.

코미케를 만만하게 보고 그냥 메고 다니는 백에 장바구니 비스무리한거를 넣어서 갔는데 다 들고 오느라 어깨가 빠진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그냥 최소 륙색을 갖고 갔어야 했어...

저녁 젓가락은 어떻게 드나 싶었는데 호텔에서 진통제 두 알 먹고 내내 누워있으면서 체력 보충을 하니까 겨우 움직일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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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스케치#2

2023. 1. 18. 23:47

친구랑 만나서 저녁을 먹기 전에 잠시 시부야스카이 전망대에 들렸다.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과 결제를 하고 갔는데 입장료는 1800엔.

사전 온라인 예약에서 공석이 있으면 당일 현장 판매도 하는 것 같지만 내가 간 날의 갔던 시간대는 온라인으로 이미 만석이었기 때문에 당일권은 팔지 않았다.

일단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라는 건물의 14층으로 간 뒤 시부야스카이 접수 로비에서 입장을 하면 최정상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방식인데 시부야 역에서 스크램블 스퀘어까지는 무사히 갔지만 14층까지 올라가는데 조금 헤맸다.(결국 한 층 한 층 에스칼레이터로 감.) 나중에 찾아보니까 14층까지 가는 전용 엘리베이터도 있더라.

아무튼 그렇게 14층 로비에 도착했는데 이미 입장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보통 이런 사람 많은 곳 관리하는 스태프라면 상당히 힘들 만 한데 그래도 목소리에서 짜증의 톤이 상당히 억제된 느낌이라 존경스러웠다. 사스가 닛폰..

이런 곳에 한 명이 오는 게 그리 일반적인 일은 아니라 친절한 스태프 분께서 한 명이 맞는지 다시 한번 확인을 해주시고 나도 무사히 입장했다.

14층에서 위로 가는 엘리베이터 대기줄을 기다리며 잠깐 야경이 보이는데 가까운 시부야 거리의 모습은 이렇게 14층에서도 잘 보인다.

46층에 도착하면 일단 실내의 코인락커(100엔이 필요한데 나중에 짐을 찾을 때 반환되는 시스템이다.)에 모자나 손가방 등을 넣고 옥상 정원으로 올라가면 된다.

내가 간 시간이 일몰 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대라 아직 햇빛의 잔기가 조금 남아있었다.

스카이트리랑 도쿄타워가 같이 보이는 구도

저 앞은 아마 유료로 바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자리인데 저렇게 오붓하게 보지 않고 조금 떨어져서 봐도 충분했다.

일단 옥상 관람을 마치고 짐을 찾으면 이렇게 실내에서도 한 바퀴 돌 수가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근경으로는 시부야 거리가 보이고 원경으로는 NTT 도코모 타워가 보이는 구도

낮에 봐도 녹지가 어우러져서 예쁠 것이다.

이렇게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 관광은 끝

나오면서 보니 필립 콩테치니, 르 쇼콜라 뒤 알랭 뒤카스, 모리 요시다, 에쉬레의 구움 과자 등이 한데 모여있더라.

이 뒤에 식당에 갈 예정이라 따로 사진 못했는데 모리 요시다의 몽블랑이 아직 꽤 남아있어서 탐났다.

이 디저트 가게들의 구글 리뷰나 타베로그 리뷰를 보면 아무래도 공간상의 한계인지 명성만큼의 평가는 아닌 것 같지만 아무려면 어떤가. 쇼핑몰의 한 코너에 이 정도 네임밸류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음식점은 8시 반 예약이어서 상당히 시간을 때우다가 방문했다.

Lature라는 곳인데 지비에 시즌에는 지비에 요리를 메인으로 하여 나도 이전에 2번 정도 찾았다.

https://koinegau.tistory.com/79

 

6.아오야마 LATURE

22'대구 여행 2일차(8.31)

koinegau.tistory.com

https://koinegau.tistory.com/144

 

두번째로 방문한 프렌치 레스토랑, LATURE

작년 11월에 방문한 지비에(사냥으로 만든 요리)로 유명한 프렌치 레스토랑 LATURE. 몇 년 전쯤에 한번 가고 요번이 두 번째였습니다. 첫 번째 방문은 이쪽 https://koinegau.tistory.com/79 6.아오야마 LATURE

koinegau.tistory.com

타베로그 점수(작성일 기준 4.25)에 비해서는 예약이 만만하기도 하고...

이날은 연말의 스페셜 코스(28000엔++)

설명은 일본어로 괜찮냐고 해서 그렇다고 했는데 옆자리는 외국 분들이라 일본어와 영어를 교차로 확인하며 들었다. 약간 강박과 비슷하게 한 마디도 놓치면 안 되는 성격이라..헌데 아무래도 재료 설명은 영어로 전달하기에는 한계가 있기에 기본적으로는 일본어를 선호하는 편이다.

나는 일단 처음에 페리에쥬에 블랑 드 블랑을 한잔 받고 그 이후로는 논 알콜 페어링으로 부탁드렸다.

같이 간 친구는 이요캉 주스

블드블이라 그런지 지금까지 마셔본 샴페인들이랑은 느낌이 다르긴 하더라

시작으로 나온 3품

시그니쳐인 사슴 피로 만든 부댕 느와가 들어간 마카롱과 순무 포타쥬 그리고 히라메 위에 캐비아가 올라간 요리

마치 피순대나 내장을 먹는 듯한 익숙한 맛인데 이걸 굳혀서 마카롱으로 만들어냈다.

치즈 리조또 

그릇이 상당히 뜨거워서 먹느라 고생했다.

위에는 알바산 화이트 트러플이 올라갔는데 이번 연말 코스는 코스 길이가 크게 차이난다기 보다는 군데군데 이런 호화 재료들이 들어간다.

몇 조각 올라가지 않았는데도 향이 굉장해서 트러플 만으로 낸 향이냐고 물어봤더니 그렇다고 한다.

라츄레의 또 다른 시그니쳐인 귀여운 빵 나이프

안은 촉촉하고 겉은 질깃딱딱한데 프렌치에 조예가 깊은 분들은 빵이 딱딱해야 된다고 하더라고...개인적으로는 턱관절이 아팠다.

연어와 야채로 만든 테린

예전에 라츄레에서 콩피한 연어를 맛본 적이 있었는데 이건 그냥 생이라고 한다. 그냥 생인데 맛이 좋았다.

야채는 치바의 나가레야마의 자가농원?/직약농원? 에서 직접 가져온 거라고 한다.

소스는 샤프란과 이탈리안 파세리가 들어간 마요네즈라고 한다.

적당히 밸런스를 맞춰가며 찍먹했다.

라츄레의 또 다른 대표메뉴 격인 파테앙쿠르트

들어가는 고기는 그날그날 약간씩 달라지는데 이날은 곰, 오소리, 사슴, 멧돼지였던 것 같다.

위는 사슴 육수고 가운데는 푸아그라.

이게 상당히 호불호를 탈만한 맛인데 일단 같이 간 친구는 만족해서 다행이었다. (친구 왈 양꼬치 집의 향을 맛으로 구현해 낸 맛이다)

다음 요리인 오마루에비(랍스터) 파이를 자르기 전에 먼저 프레젠테이션을

오말에비는 나에게는 그냥 딱 튼실한 랍스터의 맛이었고

그 주위로 둘러싼 가리비 무스, 그리고 거품을 낸 비스크 소스가 맛있었다.

접시는 물어보니까 들어서 뒷면을 보여주시는데 베르나르도에 라츄레 마크가 찍혀있었다.

오너 쉐프가 상당한 접시 마니아라 베르나르도에 특주 한 것이라고 한다.

페어링은 아마자케에 사과쥬스, 레몬 등이 들어간 음료

대망의 메인은 청둥오리와 각종 야채, 블랙 트러플이 들어간 요리였다.

그에 걸맞게 훈제 향이 들어간 음료와 매칭되었다.

이전에도 이곳에서 청둥오리 요리를 먹은 적이 있고 큰 결에서 살미 소스를 사용한 비슷한 요리였는데

기억에 의존해서 평가하자면 이전의 요리가 조금 더 내 취향이었다.

이번에는 소스의 점도가 너무 스티키했고 겉 부분을 태우고 후추도 꽤나 사용해서 너무 육향을 억제한 게 아닌가 싶었다.

또 지난번과 달리 내장으로는 간만 나온 점도 조금 아쉬웠다.

요리사는 요리사의 의도가 있고 추구하는 밸런스가 있어서 그런 것이겠지만 그냥 내 감상이다.

물론 그래도 맛있었다!

디저트는 세토카(천혜향)의 바슈랭

초콜릿에 지지 않는 품종으로 매치했다고 하는데 으음 확실히..!

귤+초콜릿 조합에 의문을 느낀 적이 많았는데 이건 불만 없는 좋은 밸런스였다.

원래 여기는 곰 기름으로 만든 휘낭시에 같은 구움 과자가 나오는 위치인데 연말이라 그런가 슈틀렌이 나왔다.

 

전체적으로 나쁘진 않았지만 원래 가성비로 찾던 곳이라 계산서를 보니 헉!소리가 나왔다.

81262엔이 나왔는데 상세 명세는 계산 전에 대충 보고 레시트에는 상세 명세가 없어서 대충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기본 식사값 28000엔*2+엑스트라 차지 3500*2(아마도 서비스료인 듯한데 12.5%면 꽤 비싸다.)+페리에쥬에 3200엔+논알콜페어링 6000엔+이요캉 750엔+물 값 900엔 정도?}을 하면 73850엔이 되고 여기에 소비세 10%가 붙어서 81000엔 정도가 나온 것 같은데,

요즘 일본도 소비세 표시 지침이 벌칙 규정은 없다지만 소비세 포함 가격을 표시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데 넷에 표시된 가격에 소비세, 서비스료가 ++로 붙은 것은 조금 아쉽다.

음...그래도 다음에 다시 가성비로 스페셜 코스가 아닌 일반 코스 먹으러는 다시 찾지 싶다.

 

원래는 밥을 먹고 나서 시부야 역에서 노기자카 mv 성지순례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코스 사진을 다 찍다 보니 휴대폰 배터리가 거의 다 나가서 사진은 찍지 못하고 그냥 눈으로만 담고 호텔로 돌아감.

디너는 좀 쎄긴 했지만...아니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으로 고통받는 중이지만...그래도 코미케 티켓을 나 대신 지불하고 뽑아준 친구를 위해서 산 디너라 그 점은 보답할 수 있어서 기뻤다 ㅎㅎ

호텔에서 코미케를 준비하다가 자려고 누웠는데 결국 1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하고 코미케 회장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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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스케치#1

2023. 1. 5. 02:04

2020년 2월 마지막으로 일본을 방문한 후 거의 3년만에 일본에 다녀왔다.

이번 일본 여행의 목적 중 하나는 코미케에 참전하는 것이었기에 공항으로 가는 도중에 당산역 프린트 카페에서 코미케 주문서를 미리 뽑아갔는데 결과적으로 어차피 현장에서 종이랑 연필을 나눠줘서 의미가 없었다.

오랜만에 보는 이 정겨운 안내들

ANA 탑승 카운터는 원래 오른쪽 귀퉁이에 있었는데 가운데로 자리를 옮겼다.

실질적으로 발권을 담당하시는 지상 스태프 분들은 거진 다 아시아나 분들

ANA의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김포공항에서는 아시아나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었는데, 라운지 상태가 이전의 기억에 비해서 상당히 좋아졌다.

뷔페 섹션이 그리 넓진 않지만 이전보다 꽤나 식음이 개선된 느낌(예전에도 핫푸드가 나왔던가..?)

아무튼 쏘야는 맛있었다.

옆에 일본 분은 직원한테 맥주 달라고 해서 드시던데(맥주도 요청하면 있는 듯) 나는 비행기 탑승 전에 그렇게까지 마실 요량은 아니라 그냥 제로콜라랑..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최전열은 생각보다 그리 썩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라서 모니터라던가 수납이 불편한 위치에 있고 좌석 아래에 짐을 둘 공간도 없어서(이건 기재나 항공사에 따라 다른 비즈니스 클래스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이러한 단점들에 비하면 어차피 넓은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최전열이라 좀 더 넓다는 장점은 오히려 그다지 크지 않을수도 있다.

다만 좌석번호 '1A'라는 낭만을 포기할 수 없어서 1A석이 비면 가급적 이쪽을 지정하긴 한다.

아무튼 1A석 착석

식전에 우선 샴페인과 프레모르를 받았다.

내 기억이 맞다면 김하네다 노선의 와인리스트도 거의 큰 변화가 없어서 이 샴페인도 전에 마셔봤던 것으로 기억한다.

기내식

HNML

쇠고기, 돼지고기, 훈제 및 날생선은 사용하지 않고 채소, 양고기, 닭고기, 조리된 해산물만을 이용하여 준비하는 힌두교식 식사입니다.

기본 기내식이 함박이었는데 김포 케이터링의 함박에 안좋은 추억이 있어서(예전에 뼈가 너무 씹힘) 힌두밀을 선택했다.

 

대충 코코넛 버터 카레?거기에 닭고기랑 새우

맛은 기내식 치고 꽤나 괜찮았다.

아마도 힌두밀을 신청하면 이코노미나 비즈니스나 거진 비슷한 내용물이 나올 것이라 약간 손해보는 기분이 들긴 한데 그건 기분상으로 그런 것이고 기본 기내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변경하는게 맞다.

비행기는 신나게 달려서 후지산을 지난다.

이건 아마도 오오시마 공항의 활주로

도쿄 모노레일 제3터미널 역으로 탈출해서 열차 기다리는 중

 

입국 절차는 걷는 시간, 짐 찾는 시간, 입국심사, 세관 등등 합쳐서 40분정도 걸렸다.

전자로 모든걸 신고하는데 그 전자세관을 또 등록하는 줄도 있고 해서..

그래도 다른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니 나리타에 비하면 비교적 짧게 끝난 편인 것 같다.

바로 밑으로 싱깡셍~

도쿄모노레일 하마마츠쵸 역에서 하차

JR선과 상호간에 환승이 편해진지도 몇년 되지 않는다.(이 여행기는 이전과 달리 자료조사를 하지 않고 내 기억으로만 쓰는 중이라 틀릴수도 있지만..아무튼 편하다는 뜻이다.)

유라쿠쵸 역에서 하차

오늘의 숙소는 제국호텔

이 아니라 바로 옆에있는 렘 히비야이다.

연말연시라 호텔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서 적당히 저렴한 호텔을 골랐다.

렘 히비야의 장점은 음..전 객실에 마사지 의자가 있다는 것?

단점은...뭐 비즈니스 호텔급이니 꼽자면 많은데 가끔 샤워 하수구에서 냄새가 난다.

그래도 화장실이랑 샤워실 칸막이가 있는 타입이라 좋았다.

좀 더 소소한 단점은 일단 로비층을 거쳐서 1층으로 나가게 되는데 그 로비층을 거칠때마다 직원분들이 잇떼라샤이마세~를 해서 이런거 부담스러워 하는 분들은 네...

호텔에 짐도 풀었으니 시부야로 나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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