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 창성동/온지음

2022. 9. 13. 01:23

늦을 것 같아서 택시를 탔는데 택시비만 3만원 뜯기고 결국 늦은 온지음(죄송합니다...)

먼저 제공되는 주전부리 메뉴들

이날 부각은 게살이랑 옥수수였는데 게살부각이 참 맛있었습니다.

옥수수 부각은 분명 곡물향이 나긴 하는데 설명을 까먹어서 뭔지 다시 물어봄 ㅜㅜ

옆은 깨소밀쌈이고 아래는 대구 어포

맨날 사진으로만 보고 먹어보지 못했던 옥잠화 쌈도 드디어 맛보고...

옥잠화 안에 소고기와 표고버섯, 배 채가 들어가는데 산뜻하니 먹기 좋았음.

약고기는 마치 프로슈토처럼 멜론과 곁들여 나오는 조합

이날은 페어링도 같이 했는데 첫 잔으로는 복숭아 칵테일이 나왔습니다.

복숭아와 생강, 참깨 등이 베이스로 들어갔다는데 전체적으로 상콤달콤하게 마시기 괜찮았습니다.

코스에 올라와 있는 첫 번째 음식은 콩국수

면은 윤서울의 면을 사용했다고 하고 콩은 시작하기 30분 전에 갈았다고 하는데 비린 맛보다는 콩의 고소하고 진한 맛이 나는 게 윤서울의 면과 시너지를 내어 정말 맛있었습니다.

여름다운 시작 메뉴

자연산 대하와 문어, 사태, 관자, 배, 오이, 노각이 들어간 해물육즙냉채

해물육즙냉채는 온지음에서 여러 번 접한 메뉴인데 이번에는 전복 대신 사태가 들어간 버전

고기가 굉장히 맛이 진해서 좋았습니다.

이 요리를 처음 접했을 때는 육즙이 해물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했는데 아마 기분 탓인지 지금은 밸런스가 괜찮게 느껴지는.

육즙냉채와 곁들일 두 번째 페어링으로 나온 샴페인 

아마 Louis de Varancy(병을 안 찍음)

피노누아, 피노무니에, 샤도네이

산미가 없진 않은데 그렇다고 막 레몬쥬스 느낌도 아니고 적당한 수준이라 좋았습니다.

처음에 약간 차갑게 나왔는데 넉넉하게 주셔서 계속 두고 마시다 보니 천천히 사과향이 느껴졌습니다.

박만두와 고추튀김

먼저 박을 만두피처럼 얇게 떠내서 애호박, 볶은 양파, 게살을 넣고 말아 낸 박만두

전분을 넣어서 그런지 원래 그런지 식감이 생각보다 억세지 않아서 안의 재료들까지 한꺼번에 잘 어울리는 편인데 게살의 풍미가 좋았습니다.

고추튀김은 그냥 원초적으로 안의 새우살이랑 같이 튀겨놓은 게 맛있는.

온지음이 찹쌀가루나 밀가루 같은걸 엄청 특별한 걸 쓰는 것 같진 않은데 막상 먹어보면 전이나 튀김 파트가 참 맛있습니다.

뭐 그런 종류가 갓 만든 게 맛이 없을 수가 없긴 하지만...

참골뱅이와 청어, 비름나물

청어는 기름장에 다진 마늘 정도를 넣으셨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기름진 맛이 충돌하지 않고 잘 맞았습니다.

비름나물과 같이 먹으라고 따로 밥도 놔주셨는데

이 나물무침이 진짜 별미.

마음 같아서는 따로 더 달라해서 메인 식사 때까지 계속 같이 먹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이건 페어링으로 나온 택이 탁주

생선도 그렇지만 나물과도 잘 어울렸습니다.

한국식 회쌈밥이라는 컨셉으로 나오는 스시

온지음이 상대적으로 한국의 미슐랭 한식 레스토랑 중에서 전통한식을 표방하는 곳이고 실제로도 그렇긴 한데, 그렇다고 완전히 다른 나라의 요소가 배제된 게 아니고 가끔 이런 요리도 나옵니다.

글쎄 한국에도 회와 밥을 같이 먹었다는 레퍼런스야 찾으면 없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외형을 이미 잘 나가고 있는 스시에서 차용한 부분이 없냐고 하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쨌든 대부분의 미슐랭 한식 레스토랑들은 양식이나 일식의 요소가 섞여 나오고 정도의 차이이니, 자기 취향에 맞는 곳으로 고르면 되는 것 같습니다. 온지음은 그중에선 한식다운 요리가 많은 편.

그런 부분에서 이건 메뉴에는 없는 메뉴(써있지 않은 메뉴)라 어느 정도 얽매이지 않을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제 기억으론 아마 스시와는 반대로 밥에 간장과 소금 등으로 간을 맞추고 생선 쪽에 초 터치를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아님 말고)

첫 점은 한국에서 잡힌 참치

이건 시마아지

고등어

초 때문에 그런가 생선에 특유의 발효취라 해야 하나? 그런 게 덧입혀지는 느낌이라 처음엔 조금 어색한 느낌인데

스시라기 보다는 잘 지은 간장밥에 생선을 같이 먹는다 생각하면 나쁘진 않았습니다. 참치를 제외하면 생선 자체의 퀄리티가 괜찮았기도 하고

시마아지는 맛있어서 한 피스 더

두 겹으로 쥐어주셨습니다.

전복뭉치구이

떡갈비보다는 조금 덜 다진 뭉치구이 안에는 전복이 들어있고 표면엔 녹아들어 잘 보이진 않지만 진피 가루도 올라갔다고 합니다.

위엔 전복 내장 소스, 옆으론 조선호박 그 위엔 간장 양념과 고수, 견과류

참고로 고수는 고려시대 때부터 먹었다고 합니다.

먹다가 찍음 헤헤

고기는 확실히 떡갈비보다는 조각조각이 느껴지고, 아마 비슷하게 갈비 쪽 부위가 들어간 것 같은데 그 특유의 기름진 맛이 잘 드러나기 때문에 이걸 게우 소스와 함께 먹기 위해서는 영귤 소주가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아무튼 저야 워낙 이런 기름진 고기를 좋아하고 안에 전복까지 들어가니 좋네요. 

식사인 은어 솥밥을 먼저 보여주시고

찬은 간소하게 깻잎김치가 나왔습니다.

은어 솥밥은 제주산 곤드레 나물과 같이 먹다가 중간에 양념장을 더해가며 먹으면 됩니다.

요즘은 이걸 잘 안 해 먹는다는 설명과 함께 감자 옹심이도 나왔는데, 저는 예전에 살던 곳 근처에 감자 옹심이 집이 있어서 가끔 먹었었거든요. 반가웠습니다.

후식 복숭아 셔벗

백도 황도를 같이 사용했고 아래에는 메밀이나 계피 생강 크럼블이 들어간

마지막 다과로 준비된 초당옥수수 술빵과 현미 쌀강정

 

온지음을 자주 방문하는데 포스팅이 너무 밀려서 일단 가장 최근 방문부터.

다른 방문들도 기록용으로 올릴지는 모르겠음.

'기타 >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발표  (1) 2022.10.13
22.09 이태원동/타카  (0) 2022.09.20
22.08 개포동/리애  (0) 2022.09.09
22.03 신사동/키이로  (0) 2022.08.29
22.08 서래마을 우참판의 주말 런치  (0) 2022.08.2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