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학기 성적 공시

2023. 6. 29. 23:27

이번 학기는 교양으로 팀플이나 토론이 활발한 수업을 수강했다. 버티기 괴로웠는데 어쨌든 자신 있는 과목이라 GPA는 잘 나왔다. GPA 자신이 없었으면 진작에 드랍했을 것이다. 압도적 자신감!

팀플은 팀플 내용 자체보다도 역할 분담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누가 주도권을 가질 것인지, 상대에게 맡긴 역할을 수정하고 싶을때 내 생각을 어떻게 어느 정도로 전할지 같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결국 정답이라 할만한 것은 구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이라곤 생각한다.

내가 관여한 파트는 내가 자료랑 대본을 담당했는데 그러다 보니 리허때는 발표자료를 동료 팀원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다.(아싸체 특:문어적이고 꼬인 글이고 문장을 제 때 못 끊음.) 하지만 기본적으로 질의응답이 없는 프레젠이라 대본을 읽기만 하면 되는데 굳이 내용을 상세하게 전달하는 것도 너무 우에까라메센이고 주제넘은 짓 같아 이러쿵저러쿵 설명은 안 했는데, 본방 때까지 완벽하게 준비해서 오시더라. 첫 번째로는 내 말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한 기쁨이 있었고, 두 번째로는 교양 팀플 정도면 그냥 대충 해도 될 텐데 다들 최선을 다하는 게 느껴졌다.

전공과목도 꽤나 어렵게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성적 분포가 종모양이 아니라 상당히 치우쳐 있어서 다들 열심히 공부한다는 것을 체감했다. 한 10퍼 정도 제외하고는 각자 나름의 노력을 하더라..상당히 스릴있었다.

 

 

벌써 올해도 절반이 지나간다.

아, 일할(日割)계산 해야되는 과목들을 공부하다 보면 민감해져서 6월이 지나도 상반기는 아직 181일이고...하게 되는데 대충 절반은 맞으니까

https://youtu.be/gFX5CZvOEGY

딱히 음악을 많이 듣지도 않았고 그중에 감흥이 있던 곡은 더 적어서 상반기에 들은 곡을 정리할 것도 없는데 최근에는 이 곡을 듣고 있다. MV도 아주 감성이 나랑 맞는다.

 

 

어떤 사람에겐 전해지는 감성이 어떤 사람에겐 전해지지 않고 나는 때때로 그 사실에 공포와 좌절을 느끼지만 기실 쌍둥이라도 아닌 한 나랑 비슷한 감성의 사람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고 나같이 얕고 넓은 다취미인 사람이라면 내 모든 취미의 영역에 나랑 마음이 일치하는 사람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나랑 취미가 비슷하면서 성격 좋으신 분들을 만나기도 한다.

상반기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다양한 만남이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하반기에도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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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스케치#7

2023. 6. 25. 23:37

하네다 공항에 왔지만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루트는 하네다-신치토세-하네다-김포.

그 가장 첫 여정은 하네다 발 신치토세행 JAL편

원래 퍼스트 좌석이 한자리 남았었는데 오랜만의 국내선이라 발권에서 조금 헤매면서 얼타는 사이에 다른 사람이 가져가버렸고 공석대기를 해봤지만 실패해서 클래스 J시트까지만 유상 업그레이드가 가능했다.

(JAL의 국내선은 많으면 퍼스트-클래스J-일반석의 3단계 설정이 있다.)

사용기재는 비교적 채신 기재인 A350-900

당연히 USB충전 등등 내가 원하는 기능은 거의 다 들어가 있어서 편했다.

이른 아침(하네다 7시 30분발) 편이라 퍼스트 클래스를 제외하면 좌석에 여유가 있었다.

좌석 유상 업글시에도 카운터에 '옆이 비어있는 창가석'을 요청했는데 상당히 여유롭게 남아있었고 그대로 최종 확정되어서 옆자리를 비우고 갔다.

아마도 오렌지 쥬스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

이렇게 하루에 3레그를 짜면 기상이 어떨까 걱정하게 되는데 다행히 신치토세에 도착했을 때는 하늘이 개어 있었다.

신치토세 공항. 다음 비행 편까지 시간이 많은 편이 아니라 공항에서 벗어나진 못하고

로이스 초코에서 위스키랑 어울린다는 초콜릿인지를 지인 선물용으로 사고

롯카테이 버터샌드를 사서 다시 비행기 타러 갔다.

그래도 홋카이도에 온 기념으로..

돌아가는 편은 다행히 ANA의 프리미엄 클래스(JAL로 따지면 국내선 퍼스트 클래스에 대응)를 잡는 게 가능해서 체크인도 전용 보안검사 레인을 이용한다.

ANA가 열심히 콜라보 중인 귀칼

참고로 JAL은 국내선 최상위등급 좌석 이용 시 국내선 최상위등급 라운지에 들어갈 수 있지만, ANA는 국내선 최상위등급(프리미엄 클래스)에 탑승하더라도 국내선 ANA 스위트 라운지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일반 ANA 라운지까지만 들어갈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어차피 잠깐 발만 찍고 가는 거라 상관은 없지만..

이 스타워즈 기는 누가 타게 될까 했는데 내 비행기였다.

그리고 드디어 고대하던 ANA의 정월한정 기내식

ANA와 JAL은 식사가 제공되는 국내선의 최상위등급 좌석에서, 정월에 이런 특별 기내식(오세치 요리)을 제공한다.

이게 아마 1월 1일~3일, 그것도 특정 노선의 특정 시간대에 한해 제공되는 기내식이라 꽤나 레어 하다.

음료는 기분상 니혼슈를 선택.

국제선 장거리 노선의 퍼스트 클래스라면 모를까, 기본적으로 국내선의 프리미엄 클래스 정도에서 나오는 기내식은 예산 내에서 공중에서 안정되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맛이 그다지 뛰어나진 않다.

그리고 오세치 요리도, 호화로운 구성이 많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정월 기간 내내 먹을 수 있게 고안된 음식이다.

이 두 가지 요소가 합쳐져서, 애초부터 보존식으로 고안된 요리가 기내식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오히려 맛의 저하가 심하지 않았고 외형도 나름 아기자기하게 예뻐서 기대보다 만족스러웠다.

기내식을 끝내고 삿포로에서 하네다로 가는 루트 도중의 치바 상공

후지산도 보인다.

하네다공항 착륙

녹색 특별도장의 ANA는 처음 봤다.

이제 진짜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

하네다-김포루트에서도 후지산을 볼 수 있었다.

새해 첫날에 두 번이나 후지산 플라이트

뭐 애초에 삿포로-하네다 구간에서 후지산을 볼 수 있다곤 생각지도 못해서 미리 하네다-김포 루트에서 후지산 쪽의 창가 좌석을 예매했던 거였긴 하다.

승무원 누나가 와인 좋아하세요? 하더니 엄청 콸콸 따라주셨다.

비즈니스석 콜라는 얼음, 레몬을 넣을지 말지 자동으로 물어봐 주시는 게 좋다.

(기내 와인치곤 맛있음)

787-8이라 개인 독립 좌석이 아니라 2-2-2 배열인 게 아쉽.

기내식은 언제나처럼 구색 맞춰서 나온다.

후식으로 따뜻한 녹차

들고 다니느라 팔 빠지는 줄

다음 코미케에선 일단 륙색 들고 가고 사는 물건도 좀 줄여야..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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リハビリ

2023. 5. 15. 01:36

원래부터 사회성이 없었는데 기나긴 수험생활을 하면서 그 일편도 없어져버렸다.

하긴 수험생활 전부터 학교에 가면 그냥 혼자서 강의를 연극 감상하듯이 감상하다가(그럴 수 있는 강의만 골랐다) 다른 애들이 서로 수업 끝나고 잡담을 하고 있을 때 나 혼자만 그대로 귀가하는 아는 사람 0명 생활이었으니 수험생활 탓 만은 아니다.

아무튼 일단 수험생활이 끝나고...아직 인생에 있어서 또 다른 터널이 있으리라는 것은 예감하고 있지만...그래도 현재는 다소 저점은 지나왔고 생활양식을 개선하는 데에도 어느 정도 정신을 쏟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전에는 뭔가를 개선하려는 의지조차 없었고 불행과 우울에 중독된 상태였는데 이제는 그래도 카운슬링을 받으며 뭔가를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게 되었다.

그렇다고 갑자기 과 생활이나 대외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은 진전이 있는데

첫 번째로는 장기간 혹은 단기간 인터넷으로만 알고 지내던 분들을 만나본 것이다.

그동안은 뵙고 싶어도 나의 이 불안정한 심신과 만나자고 하는 것이 미안해서 거절하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꽤 용기를 내고 있다.

아 물론 무작정 인터넷 친구를 만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고 나도 만나면서 아차 싶은 순간들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론 트러블이 일어나진 않아서 다행이다.

사람을 만나봐야 조금 더 자기 객관화가 되고,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할 때의 나의 행동을 (상대의 반응을 통해) 돌아볼 수 있기도 하고 상대방의 상호작용 방식을 보고 모사하거나 개선점을 찾을 수도 있다.

이것도 자기 객관화가 너무 시니컬하게 되면 오히려 안 좋을 수 있는데 대부분 분들이 좀 나를 치야호야 해주시는 분들이라 나도 마음 편하게 노력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는 나름 교수-학생이나 학생-학생 간 상호작용이 있는 수업을 고른 것이다.

물론 교양이고 내가 제일 자신 있는 분야의 수업으로 골랐다.

현실의 인간관계면 모를까 수업 중의 토론이라면 기저지식이 말할 때의 자신감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저지식이 있어야 내가 참여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제목에도 썼듯이 아직은 재활 트레이닝의 단계이므로...

아무튼 그런데도 첫 수업에서 OT를 듣고 바로 이건 드랍각이다 드랍각 싶었는데 포기하지 않았고 생각보단 어찌어찌 듣고 있다.

그리고 구성원들도 다들 친절한 사람들이라 듣다 보니 어느 정도 수업 외적인 잡담들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카운슬링하시는 선생님도 수업 내용을 떠나서 지금의 사회 부적응을 개선하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어떻게 보면 수업 중에만 일어나는 인터렉션이고 나 스스로도 이게 다음 학기까지 넘어갈 관계가 아니라는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넘어가면 좋겠지만 뭐 메디컬과 동기들마냥 그대로 다음 학기에도 같은 반 되는 것도 아니고 과도 다 다른 양반들이 어떻게 끈끈하게 다음 학기까지 연락하겠는가)

근데 고생하면서 듣고 있는데 학점은 좀 잘 주셨으면 좋겠네.

장기적인 목표는 '평균'이라고 부를 수 있는 영역의 하위(전체의 상위 70~80%) 정도의 사회성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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