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스케치#2

2023. 1. 18. 23:47

친구랑 만나서 저녁을 먹기 전에 잠시 시부야스카이 전망대에 들렸다.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과 결제를 하고 갔는데 입장료는 1800엔.

사전 온라인 예약에서 공석이 있으면 당일 현장 판매도 하는 것 같지만 내가 간 날의 갔던 시간대는 온라인으로 이미 만석이었기 때문에 당일권은 팔지 않았다.

일단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라는 건물의 14층으로 간 뒤 시부야스카이 접수 로비에서 입장을 하면 최정상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방식인데 시부야 역에서 스크램블 스퀘어까지는 무사히 갔지만 14층까지 올라가는데 조금 헤맸다.(결국 한 층 한 층 에스칼레이터로 감.) 나중에 찾아보니까 14층까지 가는 전용 엘리베이터도 있더라.

아무튼 그렇게 14층 로비에 도착했는데 이미 입장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보통 이런 사람 많은 곳 관리하는 스태프라면 상당히 힘들 만 한데 그래도 목소리에서 짜증의 톤이 상당히 억제된 느낌이라 존경스러웠다. 사스가 닛폰..

이런 곳에 한 명이 오는 게 그리 일반적인 일은 아니라 친절한 스태프 분께서 한 명이 맞는지 다시 한번 확인을 해주시고 나도 무사히 입장했다.

14층에서 위로 가는 엘리베이터 대기줄을 기다리며 잠깐 야경이 보이는데 가까운 시부야 거리의 모습은 이렇게 14층에서도 잘 보인다.

46층에 도착하면 일단 실내의 코인락커(100엔이 필요한데 나중에 짐을 찾을 때 반환되는 시스템이다.)에 모자나 손가방 등을 넣고 옥상 정원으로 올라가면 된다.

내가 간 시간이 일몰 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대라 아직 햇빛의 잔기가 조금 남아있었다.

스카이트리랑 도쿄타워가 같이 보이는 구도

저 앞은 아마 유료로 바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자리인데 저렇게 오붓하게 보지 않고 조금 떨어져서 봐도 충분했다.

일단 옥상 관람을 마치고 짐을 찾으면 이렇게 실내에서도 한 바퀴 돌 수가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근경으로는 시부야 거리가 보이고 원경으로는 NTT 도코모 타워가 보이는 구도

낮에 봐도 녹지가 어우러져서 예쁠 것이다.

이렇게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 관광은 끝

나오면서 보니 필립 콩테치니, 르 쇼콜라 뒤 알랭 뒤카스, 모리 요시다, 에쉬레의 구움 과자 등이 한데 모여있더라.

이 뒤에 식당에 갈 예정이라 따로 사진 못했는데 모리 요시다의 몽블랑이 아직 꽤 남아있어서 탐났다.

이 디저트 가게들의 구글 리뷰나 타베로그 리뷰를 보면 아무래도 공간상의 한계인지 명성만큼의 평가는 아닌 것 같지만 아무려면 어떤가. 쇼핑몰의 한 코너에 이 정도 네임밸류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음식점은 8시 반 예약이어서 상당히 시간을 때우다가 방문했다.

Lature라는 곳인데 지비에 시즌에는 지비에 요리를 메인으로 하여 나도 이전에 2번 정도 찾았다.

https://koinegau.tistory.com/79

 

6.아오야마 LATURE

22'대구 여행 2일차(8.31)

koinegau.tistory.com

https://koinegau.tistory.com/144

 

두번째로 방문한 프렌치 레스토랑, LATURE

작년 11월에 방문한 지비에(사냥으로 만든 요리)로 유명한 프렌치 레스토랑 LATURE. 몇 년 전쯤에 한번 가고 요번이 두 번째였습니다. 첫 번째 방문은 이쪽 https://koinegau.tistory.com/79 6.아오야마 LATURE

koinegau.tistory.com

타베로그 점수(작성일 기준 4.25)에 비해서는 예약이 만만하기도 하고...

이날은 연말의 스페셜 코스(28000엔++)

설명은 일본어로 괜찮냐고 해서 그렇다고 했는데 옆자리는 외국 분들이라 일본어와 영어를 교차로 확인하며 들었다. 약간 강박과 비슷하게 한 마디도 놓치면 안 되는 성격이라..헌데 아무래도 재료 설명은 영어로 전달하기에는 한계가 있기에 기본적으로는 일본어를 선호하는 편이다.

나는 일단 처음에 페리에쥬에 블랑 드 블랑을 한잔 받고 그 이후로는 논 알콜 페어링으로 부탁드렸다.

같이 간 친구는 이요캉 주스

블드블이라 그런지 지금까지 마셔본 샴페인들이랑은 느낌이 다르긴 하더라

시작으로 나온 3품

시그니쳐인 사슴 피로 만든 부댕 느와가 들어간 마카롱과 순무 포타쥬 그리고 히라메 위에 캐비아가 올라간 요리

마치 피순대나 내장을 먹는 듯한 익숙한 맛인데 이걸 굳혀서 마카롱으로 만들어냈다.

치즈 리조또 

그릇이 상당히 뜨거워서 먹느라 고생했다.

위에는 알바산 화이트 트러플이 올라갔는데 이번 연말 코스는 코스 길이가 크게 차이난다기 보다는 군데군데 이런 호화 재료들이 들어간다.

몇 조각 올라가지 않았는데도 향이 굉장해서 트러플 만으로 낸 향이냐고 물어봤더니 그렇다고 한다.

라츄레의 또 다른 시그니쳐인 귀여운 빵 나이프

안은 촉촉하고 겉은 질깃딱딱한데 프렌치에 조예가 깊은 분들은 빵이 딱딱해야 된다고 하더라고...개인적으로는 턱관절이 아팠다.

연어와 야채로 만든 테린

예전에 라츄레에서 콩피한 연어를 맛본 적이 있었는데 이건 그냥 생이라고 한다. 그냥 생인데 맛이 좋았다.

야채는 치바의 나가레야마의 자가농원?/직약농원? 에서 직접 가져온 거라고 한다.

소스는 샤프란과 이탈리안 파세리가 들어간 마요네즈라고 한다.

적당히 밸런스를 맞춰가며 찍먹했다.

라츄레의 또 다른 대표메뉴 격인 파테앙쿠르트

들어가는 고기는 그날그날 약간씩 달라지는데 이날은 곰, 오소리, 사슴, 멧돼지였던 것 같다.

위는 사슴 육수고 가운데는 푸아그라.

이게 상당히 호불호를 탈만한 맛인데 일단 같이 간 친구는 만족해서 다행이었다. (친구 왈 양꼬치 집의 향을 맛으로 구현해 낸 맛이다)

다음 요리인 오마루에비(랍스터) 파이를 자르기 전에 먼저 프레젠테이션을

오말에비는 나에게는 그냥 딱 튼실한 랍스터의 맛이었고

그 주위로 둘러싼 가리비 무스, 그리고 거품을 낸 비스크 소스가 맛있었다.

접시는 물어보니까 들어서 뒷면을 보여주시는데 베르나르도에 라츄레 마크가 찍혀있었다.

오너 쉐프가 상당한 접시 마니아라 베르나르도에 특주 한 것이라고 한다.

페어링은 아마자케에 사과쥬스, 레몬 등이 들어간 음료

대망의 메인은 청둥오리와 각종 야채, 블랙 트러플이 들어간 요리였다.

그에 걸맞게 훈제 향이 들어간 음료와 매칭되었다.

이전에도 이곳에서 청둥오리 요리를 먹은 적이 있고 큰 결에서 살미 소스를 사용한 비슷한 요리였는데

기억에 의존해서 평가하자면 이전의 요리가 조금 더 내 취향이었다.

이번에는 소스의 점도가 너무 스티키했고 겉 부분을 태우고 후추도 꽤나 사용해서 너무 육향을 억제한 게 아닌가 싶었다.

또 지난번과 달리 내장으로는 간만 나온 점도 조금 아쉬웠다.

요리사는 요리사의 의도가 있고 추구하는 밸런스가 있어서 그런 것이겠지만 그냥 내 감상이다.

물론 그래도 맛있었다!

디저트는 세토카(천혜향)의 바슈랭

초콜릿에 지지 않는 품종으로 매치했다고 하는데 으음 확실히..!

귤+초콜릿 조합에 의문을 느낀 적이 많았는데 이건 불만 없는 좋은 밸런스였다.

원래 여기는 곰 기름으로 만든 휘낭시에 같은 구움 과자가 나오는 위치인데 연말이라 그런가 슈틀렌이 나왔다.

 

전체적으로 나쁘진 않았지만 원래 가성비로 찾던 곳이라 계산서를 보니 헉!소리가 나왔다.

81262엔이 나왔는데 상세 명세는 계산 전에 대충 보고 레시트에는 상세 명세가 없어서 대충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기본 식사값 28000엔*2+엑스트라 차지 3500*2(아마도 서비스료인 듯한데 12.5%면 꽤 비싸다.)+페리에쥬에 3200엔+논알콜페어링 6000엔+이요캉 750엔+물 값 900엔 정도?}을 하면 73850엔이 되고 여기에 소비세 10%가 붙어서 81000엔 정도가 나온 것 같은데,

요즘 일본도 소비세 표시 지침이 벌칙 규정은 없다지만 소비세 포함 가격을 표시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데 넷에 표시된 가격에 소비세, 서비스료가 ++로 붙은 것은 조금 아쉽다.

음...그래도 다음에 다시 가성비로 스페셜 코스가 아닌 일반 코스 먹으러는 다시 찾지 싶다.

 

원래는 밥을 먹고 나서 시부야 역에서 노기자카 mv 성지순례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코스 사진을 다 찍다 보니 휴대폰 배터리가 거의 다 나가서 사진은 찍지 못하고 그냥 눈으로만 담고 호텔로 돌아감.

디너는 좀 쎄긴 했지만...아니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으로 고통받는 중이지만...그래도 코미케 티켓을 나 대신 지불하고 뽑아준 친구를 위해서 산 디너라 그 점은 보답할 수 있어서 기뻤다 ㅎㅎ

호텔에서 코미케를 준비하다가 자려고 누웠는데 결국 1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하고 코미케 회장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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