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때 제 때 블로그에 글을 쓰는 버릇을 들여야 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고 미루다 보니

지금 다시 사진을 보니 새삼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기억이 서서히 휘발되는 건 어쩔 수 없다..ㅜㅜ

그래도 추억 삼아 업로드

코미케를 마치고 고생한 친구의 밥을 사줄 겸 같이 갔다.

이날 신기했던 게 한국인 스태프 분도 계셨다. 전에 방문했을 때에는 한국인 스태프 분이 없었는데 내가 다녀갔던 바로 뒤 시기에 오신 것 같다. 이날 같이 간 친구도 일본에서 오래 살았고 해서 크게 한국어로 추가로 설명을 요청드리진 않았는데 만약 일본어가 익숙하지 않다면 메리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아라마사는 품절이라고 해서 일단 지콘으로 시작

사키즈케라 해야 하나. 시작부터 엄청 큰 그릇에 2인분이 함께 담겨 나왔다.

얼음 안에 있었던 건 전복과 쿠즈키리이고 앞의 접시에는 오리 로스, 소흥주에 절인 에다마메, 잎에 싼 하모스시 등이 올라가 있다.

저 전복 위에 올라간 것도 전복 내장으로 만든 젤리 같은 소스로 기억하는데 친구랑 나 공통적으로 이 디쉬는 정말 시원하면서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보탄에비를 보여주면서 추가할지 물어보는데 YES~

아마 인당 4800엔인데 날이면 날마다 올 수 있는 게 아니니

긴난 스리나가시

마츠타케, 아마다이, 토우간이 들어갔다.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들었던 요리 중 하나

은어구이

전날 먹은 것도 맛있었지만 이날의 맛은 또 달라서 재미있었다.

우루카죠유(은어의 내장이 들어간 간장)를 겉면에 발라서 구워냈다고 한다.

적당히 통통한 녀석을 베어 물면 대가리와 살, 내장의 쌉쌀함이 적절히 조화되는 게 나같이 은어 경험이 적은 사람이 경험치를 올리기에 딱 좋은 잘 구운 은어 맛이라 해야 하나? 모르긴 몰라도 이런 게 딱 스탠다드하게 이상적인 은어구이라고 여겨지지 않을까 싶었다.

무화과 고마미소야끼

시노하라의 시그니쳐 중 하나인 슷폰 카라아게.

살짝 달콤한 타레를 발라낸다.

이날은 기본으로 나왔는데 아마 지난번에는 추가옵션이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옵션이라면 앞으로도 추가할 것 같다. 

의외로 자라라고 하면 솥밥이나 나베로 많이 먹지 카라아게로 먹을 기회는 잘 없는 것 같다.(내 기준으로) 그래서 유니크하면서도 특유의 살결이 느껴지는 게 좋았다.

아나고 시라야끼

와사비랑 같이 먹으면 금상첨화

옆은 사진을 보아하니 오이랑 묘가 같은 게 들어간 사이드였는데...가물가물

푸아그라와 패션후르츠 모나카

친구가 이게 시노하라 시그니 쳐라는 걸 찾아보고는

먹고 나서 그 정돈가...? 하던데

원래 기대치를 너무 높이면 실망하는 법...!

그런데 나도 이건 여름버전보다 겨울 버전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노하라의 특징:핫슨이 화려하고 그만큼 설명이 정말 정말 길다

시노하라뿐 아니라 시노하라 계열이 대부분 그렇던데 그래서 따뜻한 요리의 경우 먹으면서 들으라고 하는 경우도 있더라

아무튼 이날은 오봉야스미에 방문했기 때문에 그걸 주제로 디스플레이했다고 한다. 선조들을 맞이하고 배웅하는 무카에비와 오쿠리비라는 의식에 맞추어 불을 밝혔다. 말과 소 장식도 의미가 있는데 각각 선조의 영을 빨리 맞이하고 싶은 마음과 천천히 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또 연꽃잎이라던가 꽈리 같은 것도 의식적인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설명이 꽤 길었는데 아마 이건 일본인이라도 술 마신 상태에서 들으면 디테일하게 기억하진 못하지 싶고...대충 맥락은 저랬다) 

핫슨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요식행위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는데 시노하라 정도면 그래도 맛있는 편이라고 생각한다.(아님 말고요)

핫슨을 먹고 있다 보면 추가로 나오는 지도리 요리

코하다 스시가 또 추가로 나온다

이거 담당하시는 분이 류지로에서 꽤 있었던 분이라고 했었나..

맛은 좋았는데 입 안에 그득그득 넣고 있던 상태에서 받아서 허겁지겁 먹고 받느라 세밀한 맛을 느끼진 못했다.

스즈키와 타데즈의 조합

타데즈는 확실히 호불호를 탈 만 하다. 친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약간 특유의 제초제?농약?느낌이 있다.

보통 아유랑 타데즈의 조합을 많이 보는데 스즈키랑도 원래 자주 매치되는지 여쭈어보니까 칸사이 쪽에서는 비교적 자주 쓰는 편이라고 한다.

추가한 보탄에비랑 우니 소스

남은 소스에는 샤리를 넣어줍니다.

참치 마끼

이세에비와 하마구리, 마츠타케를 넣고 끓인 오완

이세에비를 찍어먹을 치리즈 소스도 같이 나왔다

이 국물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이날의 솥밥은 옥수수랑 은어였는데 미리 이렇게 프레젠테이션

마지막 술은 시노하라 라벨을 달고 나오는 니혼슈로

옥수수 솥밥이 나오기 전에 우선 추가(+4800)한 히다규 구이가 나온다.

소스는 소금 쇼유 폰즈 등 다양하게 준비된다.

이것도 가격이 비싸서 그렇지 맛은 보장된다.

식사

미즈요우칸

能登大納言이라는 지역 품종을 사용했다고 한다

마무리 말차

2명이서 음료, 추가 포함해서 99700엔이 나왔다.

이 정도면 요즘 일본요리집 중에서는 가성비 좋다고 생각

 

돌아오는 길 편의점에서

홍콩반점까지는 일본에 진출했다고 들어서 그러려니 했는데 하남돼지집 삼겹살면까지 있다니..

영수증

아마도 내년엔 재방문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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