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시로

쿠시로에 밤늦게 도착해서, 다음날 탈 열차인 釧路湿原ノロッコ号의 좌석을 확보해두고 호텔 체크인

호텔은 ANA 크라운 플라자 쿠시로인데 최근에 리모델링을 했는지 딱 깔끔한 수준의 객실이고, 다만 화장실은 리모델링을 해도 어쩔 수 없는지 그냥 평범한 수준입니다. 역에서 좀 떨어져 있는게 단점인데, 렌트카 이용객이라면 큰 문제는 안되고 창밖으로 쿠시로항을 조망할 수 있는게 좋았습니다.

원래 가려던 레스토랑이 휴업이라 쿠시로에서 급하게 찾아서 들어간 가게.

오토시 요금(기본 요금)이 있는데 그 대신에 굴 요리로 기본안주가 나오니까 큰 불만은 없습니다.

홋카이도에서 많이 잡히는 임연수는 꽤 큼지막한 게 나왔고 사슴 립도 맛나게 먹었습니다.

이것 외에도 이것저것 먹었는데, 다 먹고 나서 계산서를 주판 튕겨서 손으로 직접 써주던게 기억에 남네요.

두분이서 하시는데 그중에 한분이 굉장히 수다를 좋아하시는 스타일이라, 먹으면서 꽤 오랫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다음날.

쿠시로 습원 노롯코 호를 타고 쿠시로 습원 쪽으로 가봤어요.

4-10월에 운행되는 관광열차인데 맨 끝에 한칸은 별다른 표 없이도 탈 수 있고 나머지는 좌석 지정하는 표를 따로 끊어야 합니다.(이 관광열차를 타지 않더라도 일반 열차도 운행을 하기 때문에 쿠시로 습원 쪽으로 접근 자체는 가능합니다.)

운행 편수가 아마 하루에 1~2왕복 정도라 운행 시즌에는 이거 타려면 시각표는 무조건 확인하고 타야 합니다.

이번이 두번째인데 지난번에는 이런 차내판매를 즐길만한 상태가 아니었는데 요번에는 푸딩이랑 사케랑 같이 차창을 보니까 진짜 관광열차 탄 기분이 나네요.

쿠시로 습원 역에서 하차

어차피 여기에서 본격적인 탐방까진 못하고 전망 정도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요 열차가 종점까지 갔다가 되돌아 오는 한시간 정도 사이에 구경 하다가 다시 이거 타고 가도 충분합니다.

역에서 올라가면 방문자 센터도 있고 조금 더 올라가면 전망대도 있습니다.

이날도 날씨가 안좋았는데 지난번 방문에 비하면 이정도면 쿠시로 강도 더 잘 보이고 상태 좋은듯

다 좋은데 모기가 생각보다 정말 심하게 많아서, 다른 사람들은 다 대책 하고 왔고 저는 열심히 손으로 후치면서 다녔습니다. 홋카이도라도 여름엔 얄짤없네요.

쿠시로 시내로 돌아와서 탄쵸시장 안에 있는 라멘 우옷치(らーめん工房 魚一)라는 가게에서 점심

꽤 메뉴가 다양해서 입맛 따라 고르면 됩니다.

저는 바지락 쇼유라멘 あっさり, 같이 간 사람은 굴 시로미소 라멘 こってり

저는 여기 스타일은 원래 あっさり라길래 あっさり로 골라봤고 같이 간 사람은 야채 올라간걸 원했는데 こってり에만 야채 들어간다길래 こってり로 골랐어요.あっさり가 조금 더 농도가 낮고 こってり는 진한 맛입니다. 

미소라멘은 굴과 볶은 숙주가 한층 맛을 업그레이드 해주고 쇼유라멘은 간장 특유의 향이 좋습니다. 일본 시장에서 라멘 잘 안사먹어본 주제에 이런 말 하는 것도 웃기긴 한데 시장 스타일에 어울리게 재료도 많이 들어가고 맛도 호쾌한 라멘이라 좋네요.

전날 술마시면서 시내에서 돌만한 곳 있냐고 물어보니까 여기 그딴거 업대서 그냥 항구 구경이나 했습니다.

저녁을 패스할까 하다가 돌아오는 길에 천막에서 셀프로 구워먹는 로바타야키집이 있길래 재료 몇개 골라서 구워다 먹었어요.

다음날 아침 먹은 와쇼시장의 캇테동

이런 시장 돌아다니면서 밥 위에다가 마음에 드는 재료를 골라서 구매한 뒤 올려먹는 스타일 중에선 아마 가장 원조이고 유명하지 싶습니다.

호텔 조식뷔페로 이런 스타일로 운영하는 곳도 쿠시로에는 다수 존재하는데,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컨텐츠 면에선 직접 시장에 가서 사먹는 이쪽이 더 낫지요.

원래 아침을 안먹어서 그렇게 많이 담지는 않고 밥도 보통 사이즈로 하고 그냥 먹고싶은거 위주로 올려서 먹었습니다.

생선 한두점에 1~2000원씩 받아먹다니 이렇게 남는 장사가 있나!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렇게까지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느끼진 못했고 자기 원하는 재료나 제철인 재료들 올려먹으면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이런 시스템은 보통 밥만 하는 집이 따로 있어갖고 밥 품질이 꽤 나와주는게 큽니다.

 

쿠시로에서 삿포로로 이동하기 위해 쿠시로 공항에 왔습니다.

쿠시로 역에서 쿠시로 공항까지는 45분 정도가 걸리는데, 비행기 시간에 맞춰서 딱 정해진 시각표대로만 움직이기 때문에 미리 시각표를 확인해 보고 가는것이 좋습니다.

http://www.akanbus.co.jp/airport/

쿠시로에서 삿포로 쪽으로 가는 항공편은 일6편, ANA의 쿠시로-신치토세가 3편, JAL의 쿠시로-오카다마가 3편 있는데 어느쪽을 타든 요금은 외국인 특가 운임으로 5000엔 정도로 통일되어 있어서 상관이 없지만 이번에는 일본 국내선이 아니면 이용해 볼 일이 잘 없는 공항인 삿포로 시내의 공항, 오카다마 공항을 이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발권을 하고 나서 잠시 전망대에 들려봤습니다.

공항 자체가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소형 프롭기들이나 헬기 정도가 보였어요.

제가 탈 비행기에서 손님이 내리는 모습도 보이네요

기종은 SAAB340B

좌석은 12열까지 있는데 그 중 11열을 받았습니다.

당연히 보딩 브릿지는 없고 걸어서 이동해야 합니다.

기내는 제대로 서있기도 힘들 정도로 좁고, 선반에 실을 수 있는 짐 크기도 제한이 있기 때문에 엥간한 크기의 짐은 부치는게 낫습니다. 어차피 소형기라 짐 나오는데 시간도 별로 안걸렸어요.

기내안전 안내문

비행 시간이 짧고 소형기이기 때문에 기내 서비스는 주로 요청을 해야 갖다주는 식입니다.(그래도 나중에 사탕은 돌아다니며 나누어 주길래 하나 받았습니다.)

특이한 점은 앞좌석에 수납 공간이 없기 때문에 페트병을 목에 걸 수 있는 넥홀더를 빌려주는거

오카다마 공항에서 하기

 

오카다마 공항이 좀 더 시내에 가깝긴 하지만 현실적인 접근 수단이 버스 정도라 결국 신치토세 공항이나 오카다마 공항이나 삿포로 역까지 가는데에 걸리는 시간은 비슷했습니다.

제가 탄 기체의 경우 리클라이닝도 안되고 기체도 좁긴 하지만 어차피 비행시간이 짧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었고 한번쯤 이런 비행기를 타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최근에는 점차적으로 신기종으로 대체중이라고 하니 더 나아질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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