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통 페리지

파스타계의 예약곤란점이라고 하면 페리지와 바위 파스타가 있는데 바위 파스타는 작년에 가보았고

올해 우연히 페리지도 예약에 성공해서 다녀왔습니다.

요즘 시대에는 저같이 아무때나 시간이 비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취소표를 노리는 게 가장 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이지 싶은데

또 취소표도 아니고 그냥 예약이 풀릴때 성공해버려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페리지의 와인리스트(음료 메뉴판)

음..

이날 제가 식사를 사는거라 같이 간 친구에게 먼저 와인 괜찮은지 물어봤는데 무알콜을 선호한다고 해서

저 혼자 와인 한병을 비우긴 저도 좀 무리가 있어서 그냥 보틀은 무알콜로 주문했습니다. 

무알콜 중에선 로제는 매진이고 리슬링만 있어서 리슬링으로

뭐 솔직히 제 마음속에서도 예상보다 가격대가 있어서 이 가격대면 무알콜을 주문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고요..

메뉴판

미리 적어두자면 2명 방문으로 에끌레어, 만조토나토, 라비올로, 봉골레, 안다리노스, 딸리올리니, 라자냐, 아뇰리티, 티라미수를 주문했습니다.

무알콜 리슬링 와인

아무래도 발효 전이다 보니 와인이랑은 좀 다른 느낌의 단맛이 나는 것은 사실인데

서버분 말씀대로 적당히 산도가 있어서 음식이랑 같이 먹기 좋았습니다.

첫번째 메뉴는 닭간 에끌레어

닭간 위에 포도 껍질로 만든 사바 글레이즈와 피스타치오가 올라갑니다.

전체적인 인상은 생각보단 단맛이 강했던

마치 푸아그라에 달달한 잼을 같이 먹는 것 같은 이치일까

개인적으로는 엄청난 임팩트는 아니었지만 한 피스 6000원이라면 주문해서 손해 볼 건 없다는 느낌

글라스로 주문한 레드와인

피노누아였는데..

저는 와인을 그리 많이 마셔보진 않아서

베리류나 미묘한 earthy 한 느낌도 나는데..설명대로 탄닌감이나 꾸덕함은 나파밸리 와인에 비해 그리 강하지 않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겠다는 느낌 

파스타 중에선 처음으로 나왔던 메추리알 노른자 라비올로

토스카나 지방의 피치면을 사용했다고 하는 봉골레

일반적인 스파게티 면보다 두꺼운데, 저는 평소에는 얇은 면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런 면도 씹는 맛이 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보통 이런 류의 파스타를 먹으면 직관적으로 짠맛을 느끼는데-저는 짠 맛을 좋아하므로, 짠맛이 들어오고 찬찬히 모시조개의 향과 맛이 느껴지는 것이 전혀 문제 되진 않지만

이 파스타의 경우 입에 넣자마자 미칠듯한 감칠맛이 느껴졌습니다.

소스에 전복 내장과 버터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이 변칙수 때문인지 무척 맛있게 먹었던 메뉴 

토마토 포모도로 베이스의 딸리올리니

이 메뉴는 신작이라고 하시는데 

이 메뉴 역시 토마토의 감칠맛에 해물이 더해져서 마음에 들었던 메뉴

딱새우, 호래기, 관자와 빵가루가 올라갑니다.

너무 토마토나 해산물 베이스의 파스타만 먹기도 그래서 친구한테 나머지 랍스터와 홍새우 파스타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했더니 랍스터를 골라서 주문한 안다리노스 랍스터 파스타

국물엔 우니랑 다떼리노 토마토도 들어갔다고 합니다

적어도 제 기준으로는 우니 컨디션이 안 좋을 때의 불쾌한 느낌은 없었고

아 이게 갑각류지 하는 맛도 나고

면은 입 안에서 꼬인 느낌과 풀어지는 느낌이 재밌다면 재밌는데

이날 메뉴 중에서는 임팩트는 그리 크지 않았던 메뉴

밑은 토마토, 위는 베샤멜소스의 레이어드 라자냐

식사를 마치고 나서 같이 간 친구한테 뭐가 제일 맛있냐고 물어보니까 이걸 꼽았습니다.

본인이 이탈리아에서 먹었던 것보다 맛있었다고

확실히, 라자냐 겉 부분의 기분 좋은 정도의 바삭한 식감과 향이 좋았습니다.

지금 메뉴판을 다시 보니까 사태였구나..처음에 왜 등심으로 봤었지

중간에 추가로 주문한 스타터인 만조 토나토

고급 참치마요 맛

고기 자체도 약간 그 통조림 참치와 비슷하다면 비슷했고요

오리 육수랑 가슴살?이 들어갔던 아뇰로티

가운데 있는 소스가 어니언 수비즈이고

사오롱바오만큼은 아니지만 육수 내뿜는 맛을 내려고 하셨다는데

씹으면 진짜로 그 비슷한 감각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하나하나의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은 편이다 보니 한 번에 여러 개를 씹어야 더 맞는 느낌

디저트 체리 티라미수

요즘 2명이 먹을 수 있는 디저트인데 12000원이면 괜찮은 듯

 

 

전체적으로 맛있게 잘 식사했습니다.

이때 당시 7시 10분부터 9시까지 상당히 타이트하게 식사했는데 지금은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메뉴 가격은 지금 이 정도 가격이라면 청담동 파스타집들보다 살짝 싸거나 비슷하긴 한데 그만큼 양도 적어서 뭐 보통이 아닐까 싶고요

와인의 경우 10만 원 초반대(~13만 원대 레인지)부터 시작하는 것 자체는 어느 정도 입장료 개념이라 생각하면 뭐 그럴 수도 있다고 보는데요

제가 아무리 와알못이라도 일단 선택지가 있고 없고는 차이가 있는데 이날 기준 와인 리스트는 과거 봐오던 리스트에 비해 그 10만 원 초반대의 선택권 자체가 줄어든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뭐 술 마시러 가는 곳에 왜 투덜이냐 그럴 거면 가지마라..고 할 수도 있고 저도 다음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샴페인 중에 마실까 생각 중이긴 한데요 여튼 네..

다음 방문 시엔 먹어보지 못한 스타터와 마음에 들었던 파스타들 위주로 공략해 보고 싶습니다.

오랜만에 아주 만족한 식사였습니다.

 

'기타 >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09 창성동/온지음  (0) 2022.03.13
22.02 스시리큐 런치  (2) 2022.03.09
21.10 코지마 런치  (0) 2022.02.13
21.11 성수동/바위파스타바  (2) 2022.01.16
21.07 창성동/온지음  (0) 2021.11.1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