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바리지선

2019년 3월 31일부로 126년의 역사에 막을 내린 세키쇼선 유우바리 지선 구간 (신유바리 역~유바리 역 간)을 3월 16일에 승차하고 왔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바리 하면 떠오르는 게 멜론 아니면 영화제이지 싶은데, 영화제는 1월에 가보려고 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실패했고 멜론은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지금까지 인연이 없었습니다.

전구간이라곤 해도 지선 구간은 30분도 걸리지 않는 상대적으로 짧은 구간이긴 합니다.

빨간색 부분이 유바리 지선, 파란색 부분이 세키쇼선의 본선

그런데 사실 세키쇼선의 역사는 유바리선 부분이 1892년에 개업한 게 그 시작이고 파란색 부분은 1980년대에나 개업했다고 합니다(위키피디아에서 검색해봄)

원래는 유바리지선은 폐선 직전인 노선인 만큼 당연하게도 일일 5 왕복뿐이라 접근성이 그다지 좋지 않은 노선인데, 폐선 전에는 저같이 이거 타보겠다고 몰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3월 16일부터 31일까지 일일 8 왕복으로 운행 횟수를 늘려줘서 비교적 수월하게 시간을 조정할 수 있었습니다.

3월의 홋카이도는 당연하게 눈이 내리고, 모두가 우산이나 비옷 없이도 눈을 맞고 있는 동네입니다

 

신유바리까지는 특급열차를 이용하고, 신유바리에서부터는 보통열차로 환승해서 유바리 지선 구간을 완승하고 유바리 역에 내렸다가 바로 돌아오는 정말 철뜨억 같은 계획이네요

 

신유바리 역에 도착하니 눈이 더 심해졌네요

눈 때문인진 몰라도 열차도 살짝 지연되어서 급하게 유바리 지선으로 갈아탔습니다.

차내에선 나름 유바리선과 유바리시의 역사에 관한 얘기도 차장님이 짤막하게 육성 방송으로 해주십니다.

유바리 역에서 하차. 열차 앞의 행선은 '임시'를 달고 있는데 아마 이날이 다이아 개정일이라 이날 이후의 열차는 정기편이 아닌 임시편 취급으로 운행된다고 어디서 본 것 같네요.

운행 횟수도 늘렸고 3량 편성으로 운행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그리 혼잡하지는 않았습니다.

유바리 역의 역사.

관광안내소나 카페가 역사 건물에 일체화 되어 있는 형태인데, 시간이 없어서 이 부분은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습니다.

 

역 앞에는 호텔이 꽤나 큰 규모로 영업 중이었습니다.

호텔 내부에는 이런 판서와 함께 굿즈 판매에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길래 적당히 입장권이랑 이것저것을 사서 나왔습니다.

유바리 역의 역명판

ありがとう夕張支線

타고 온 열차 그대로 다시 신유바리 역으로 돌아왔습니다.

3량 편성이었는데 3량 모두 제각기 도색인 점도 재밌네요.

이제는 더 이상 철로로 갈 수 없는 유바리 방면 환승안내.

폐선이 임박한 노선에 폐선 특수(?)가 생길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텐데,

이번 경우는 특히나 오랜 기간 동안 운행되던 노선인 만큼 추억 속에 간직하기 위해, 혹은 고마움의 의미로 찾은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저도 물론 간접적으로나마 그런 감정을 같이 느끼기 위한 이유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는 저에겐 차창 밖으로 보는 풍경은 그냥 풍경이랑은 또 다른 즐거움이 있고, 이 노선이 폐선되고 나면 이 마을의 풍경은 똑같을 수 있어도 달리는 열차 안에서 그 풍경을 감상하는 기회는 영원히 없어지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폐선 예정인 노선을 찾게되는 것 같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