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o no aware

MONO NO AWARE "東京"

2021. 10. 9. 03:54

https://youtu.be/BzJGdIlUOdc
일본 음악을 듣다 보면 東京 두 글자 제목의 곡이 상당히 많다. 여느 밴드든 한 번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도쿄상을 짚고 넘어가는 것 같다.
다만 도쿄도에는 생각보다 외진 산골이나 섬마을도 많은데 MONO NO AWARE의 보컬(타마오키 슈케이)과 기타(카토 세이쥰) 역시 행정상으로는 도쿄도이지만 본섬에서 멀리 떨어진 하치죠지마(八丈島)라는 배나 비행기로만 접근이 가능한 섬마을 출신이다. *1
그러나 사람들의-두 사람을 포함하여- 의식 속의 도쿄라는 단어는 그런 곳은 아닐것이다.
항상 첨단을 달리고 다양한 곳에서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만남이 생기기도 하고 고향을 그리워하기도 하며 무기질적이기도 하면서 유기체적인 특성도 가지는 메트로폴리스의 상징이 아닌가
본인들 역시 도쿄에 일정 부분 동경을 느꼈다거나 상경했을 때 자신이 그리던 도쿄의 모습과 현실과의 차이를 느끼기도 하는 등*2 심정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자신들의 고향과 '도쿄'를 분리해서 받아들이고 있다.
보컬인 타마오키는 대학 진학을 위해 상경하고 나서 향수병에 걸리기보다는 새로운 '도쿄'를 제2의 고향처럼 받아들인다고 밝혔는데 그래서 가사에도 그런 생각이 반영되어 있다.
가사에 '문득 우리들은 요람에 들어가고 싶어'나 '고향은 돌아갈 장소는 아니야'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구절은 사카구치 안고(坂口安吾)*3의 文学のふるさと*4를 인용한 것이다.

なぜなら、ふるさとは我々のゆりかごではあるけれども、大人の仕事は、決してふるさとへ帰ることではないから。……
왜냐하면, 고향은 우리들의 요람이긴 하지만, 어른의 일은 결코 고향에 돌아가는 것이 아니니까...

이 곡의 가사 역시 고향을 떠올리긴 하지만 결코 되돌아가진 않고 도쿄라는 새로운 장소에 정착해나가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
아무래도 도쿄와 고향이 동시에 등장하는 상경을 테마로 한 곡이라면 향수를 노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발전적인 이런 곡이 더 마이너 한 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도시와 도쿄를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 언제나 도쿄를 주제로 한 곡은 흥미롭다.
예전에 애플뮤직 재팬에서 애플 마루노우치의 오픈을 기념하여 도쿄와 관련된 곡 50곡으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는데 시대별, 장르별로 어느 정도 배분되어 있으니 흥미가 있다면 들어보자.
https://music.apple.com/jp/playlist/%E6%9D%B1%E4%BA%AC%E9%9F%B3%E6%A5%BD%E9%A7%851%E7%95%AA%E7%B7%9A/pl.89b5014559f4463c8ef3b783e32b6e18
사실 제이팝 아티스트들이 도쿄를 주제로 많이 쓰기도 하고 워낙 거대도시다 보니 50곡에 다 담기진 않고 이 곡도 당연히 빠져있고..나만 해도 떠오르는 곡들이 많다.
JOYSOUND에서 제목에 東京가 들어가는 곡만 검색해도 1000곡 가까이 된다.
아마 도쿄의 인구수만큼 제각기 다른 정서를 갖고 있을 것이다.


*
1.이 곡의 뮤비 역시 하치죠지마에서 촬영되었다.
2.보컬인 타마오키는 토요대학(東洋大学)출신인데 스가모 근처의 학교라 흔히 생각하는 빌딩 마천루군이나 오피스가와는 차이가 있는 지역이다.
3.토요대학 출신의 소설가. 타마오키가 인터뷰에서 같은 대학의 대선배인 사카구치 안고의 문장 중에서 '고향에 돌아가는 것이 우리들의 일이 아니다'라는 문장이 기억에 남았다고 하였으므로 간접적으로 본인의 대학도 밝힌 셈이다.
4.문학의 원점 혹은 인간의 원점은 amoral함과 비참함이지만 굳이 원점으로 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항상 그것을 의식하지 않으면 의의가 없다. 라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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