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el robuchon

에비스에 있는 가스트로노미 죠엘 르부숑입니다.
에비스역에서 나와서 공중보도를 쭉 걸으면 나오는 가든 플레이스 쪽에 있습니다.
여기를 오면 근처의 에비스 맥주 박물관에 가려다 전기 문제로 임시 휴업이라 못간게 떠오릅니다.

 

로부숑은 몇 가지 선택지 중에서 메뉴를 골라서 구성할 수 있는 프리픽스 코스도 있고 이것저것 조금씩 맛보는 코스도 있는데 후자가 더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것 같아서 전채를 작은 접시에 조금씩 제공해주는 이쪽 코스를 선택했어요.
가격은 46000엔+서비스료
다행히 46000엔에 세금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작으로 나온 밀빵입니다.

처음에 뭔 재룐지 제대로 못들어서 와 우니랑 해산물 맛이 나네~라고만 느꼈는데 나중에 보니 랑구스틴이랑 우니로 만든 와플이었어요.따끈따끈하면서 맛났습니다.

이곳의 시그니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캐비어 요리
밑에는 게살이 깔려있고 옆은 랍스터 젤리라고 합니다.

빵은 처음에 빵카트를 끌고 와서 고른 다음에 다시 데워서 갖다 주는데, 종류별로 전부 다 달라고 했습니다.
전부 맛있었지만 치즈빵이 숯이랑 층층이 쌓은 구조라 재밌었습니다.정작 사진엔 안 나왔네요

첫 번째 접시
왼쪽 위는 카라스미랑 노도구로의 카르팟쵸였어요.노도구로는 구이로밖에 먹어보지 않았었는데 사시미로 먹으니 노도구로 특유의 기름진 맛에 탄력 있는 매끈한 질감도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같이 간 일행은 날생선을 못 먹어서 라비올리로 대체해 줬는데, 그쪽은 그리 인상적인 맛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오른쪽은 그린 머스타드 소르베를 올린 비츠 요리입니다. 소르베가 너무 차갑지도 않고 적절한 온도감이라 비츠랑 조화가 좋았어요. 자기가 고르라고 하면 이런 풀떼기 메뉴는 고르기 꺼려지는게 사실인데 이 코스는 다양한 접시가 조금씩 제공되기 때문에 이런 메뉴도 조금씩 맛볼 수 있는게 좋았습니다.

두 번째 접시
왼쪽은 반숙한 계란에 시금치나 치즈 크림을 올린겁니다.
맛은 있는데 너무 섬세해서 제가 깨닫지 못하는 것인지, 다른 메뉴에 비해 특출나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습니다.
같이 간 사람도 이게 제일 별로였다고...
맛이 없진 않은데 감동란도 맛은 있는 계란이고, 이건 오히려 계란 자체의 감칠맛은 억제된 느낌이고, 그렇다고 이 요리 단독으로 뭔가를 느끼진 못했습니다.
오른쪽은 개구리 요리. 위의 금박 부분이 다리라서 거기를 잡고 흑마늘 소스를 찍어서 먹었습니다.
개구리는 처음인데 닭고기 같은 느낌이지만 결과 식감이 더 부드러운 느낌입니다

이 접시부터 뜨거운 요리로 넘어가기 시작하면서, 섬세하지 못한 저라도 단번에 맛을 느낄 수 있는 요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전복,관자,랑구스틴 라비올리.라비올리 소스에 양배추 곁들여 먹는게 또 맛있었어요.

아귀,포토푀,우니
우니도 비리지 않으면서 향이 괜찮았고, 아귀도 평소에 먹던 아귀랑은 다르게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메인 요리
일단 이렇게 통으로 된 덩어리를 보여주고 다시 잘라다가 마지막으로 열을 가해 줍니다.

메인인 샤토브리앙과 푸아그라의 로시니 풍
제가 그동안 아주 많은 고기를 먹었다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소고기라면 꽤 자주 먹은 편인데,
이 접시는 기억에 남습니다.
솔직히 모든 접시가 정말 굉장하다고 느끼진 못했지만 이 접시는 정말 황홀하다고 느꼈습니다.
짠기와 감칠맛, 그리고 안심 특유의 향이 푸아그라의 기름진 맛 그리고 달콤한 소스와 어우러져서 정말 맛있었어요.

치즈는 카트 끌고 와서 또 달라는대로 주는데 배가 불러서 이건 다 달라 그러진 못하고 평소에 자주 먹지는 못하는 좀 강한 쪽으로 추천을 부탁해서 먹었습니다. 몇몇은 컷팅할 때부터 냄새가 퍼질 정도인데 아주 좋습니다.

서양배로 만든 디저트
지금 와서 설명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뉴질랜드산 벌꿀이 들어갔다나...

마지막으로 디저트 카트가 또 두 번 들어옵니다.
커피와 함께 정말 한계까지 먹은 것 같습니다.

3시간 좀 넘게 먹은 것 같은데 드디어 그 업보가 돌아왔습니다.

벌써 계산하려고?
디저트 카트 한번 더 끌고 올까?
하길래 극구 사양했습니다.
세세한 접시 수로 따지면 거의 20 접시에 가까이 먹었습니다.
물론 미니어쳐같이 작은 크기로 나오기에 들어가긴 들어가는데 쉽지 않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1층까지 배웅을 받으며 나오니, (올때도 그랬지만) 비가 너무 심하게 와서 외관은 찍지 못했습니다.
점심이 3시에 마쳐서 저녁을 8시 시작으로 잡았는데, 11시 반이 넘겨서 나왔습니다.
숙소까지 돌아오니 거의 막차를 잡아타야 가능한 일정이네요.
46000엔의 가치를 과연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46000엔에는 음식 이외의 다른 요소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몇몇 메뉴들은 정말로 꽤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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