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 바위파스타

21년의 서울 미식 트렌드 중 하나를 꼽으라면 파스타바일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바위 파스타 바는 모든 레스토랑을 통틀어서 봐도 사실상 회원제인 곳들을 제외하면 예약 난이도가 가장 높은 곳이라, 이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마치 스탬프 찍기 위해 경쟁하듯이 레스토랑을 가는 풍조가 생기게 되고..그래서 그 유행에 타고 싶냐고 하면 

개인적으로는 평소에는 관심 없는 척 냉소적인 척을 하는 쪽의 스탠스였지만 막상 남은 좌석이 보여서 신포도가 신포도가 아니게 되는 순간 호다닥 예약했습니다.

이날 점심부터 저녁까지 내내 외식을 하며 폰 카메라를 쓴 상태라 배터리가 상당히 아슬아슬했습니다.

못 찍은 음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에 더해 사진이 난잡할 수 있습니다.

이날 코스는 전채2품+파스타/리조또4품+디저트의 구성이었습니다.

그중에서 첫 번째 전채로 나온 숭어알 보타르가

빵과 올리브 오일

중간에 이렇게 먹으면 맛있다고 치즈를 갈아 올려주시네요

두 번째 애피타이저로 나온 샐러드

표고와 오크라 등이 재료로 들어갔는데

표고를 썩 즐기지 않지만 흔히 얘기하는 싫어하는 식재까지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의 맛이었습니다.

민트가 정리 역을 해주는데, 트러플은 시각적으로는 화룡점정을 장식하지만 향은 잘은 모르겠네요.

저나 같이 간 동행이나 다른 다이닝을 가봐도 트러플 슬라이스 향을 못 느낄 정돈 아닌데

아쉽다기보다는 아무래도 비용 면에서도 그렇고 두께도 그렇고 어느 정도 한계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상의 본 코스의 시작.

첫 번째 파스타로는 봉골레가 나왔습니다.

백합조개와 이탈리안 파슬리, 즛키니가 들어갔다고 합니다.

소스가 잘 섞여서 면에도 잘 달라붙었고 위에 올라간 남은 소스까지 맛있게 먹었습니다.

첫 파스타가 나오고 나서 간을 체크하시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면 제가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범위에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꽃게로 만들었다는 리조또

가을 숫꽃게의 내장과 살을 이용했다는데 꽃게살의 단 맛과 내장의 감칠맛이 소스와 어우러져 맛있게 먹었습니다.

쌀은 숙성한 카르나롤리 품종을 사용했다고 하십니다.

쌀의 식감도 좋고 제 기억으로는 게 껍질이나 불쾌한 느낌이 없게 잘 만들었던 걸로

아뇰로티로 만든 국물 있는 파스타

국물은 소양지와 닭의 블렌드로 기억하는데 확실히 소고기 국물 맛이 꽤 났습니다.

속은 햄같이 짭조름한 걸로 채워졌는데 역시 트러플과의 시너지보다는 국물 떠먹기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건면을 이용한 까르보나라

생각보다 정석적이었고 잘 먹긴 했는데

요즘 뭐 관찰레나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 같은 거는 다 파니까, 실제로 저도 집에서 만들어 먹기도 하고 유일하게 비벼볼 수 있지 않을까 싶던 메뉴였습니다.

디저트로 나온 판나콧타

 

제가 간 디너 1부의 경우 주류 필수는 아니었는데

만약 주류를 주문한다면 보틀로 가능하고 와인 리스트는 따로 종이로 있진 않고 스파클링, 화이트, 레드를 고르면 그중에서 몇몇 와인을 들고 나와서 후보를 보여주시는 식이었습니다.

샴페인을 택했는데 제가 구체적으로 와인이 이렇고 저렇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비슷한 가격대 중에서도 조금 레몬주스 같은 느낌의 산미가 강했습니다.

 

이 때는 한남동으로 이전하기 전이었는데,

이전 후에는 코스 가격이 75000원에서 95000원으로 인상된 것으로 보이고

와인은 추후 글라스로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하셨는데 어떤지 모르겠네요

 

전체적인 코스 구성은 이 날은 조금 고인물들이 좋아할법한 구성이라고는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처음 가는 입장에서는 생면 롱파스타 비중이 하나 정도 더 있으면 좋겠다고는 생각했는데..이건 각자 취향이 다를 테니 모르겠네요. 리소토도 맛있어서.

다른 파스타바들도 가보긴 했는데 제가 가본 곳들 중에서는 바위가 그래도 다른 곳에 비해 메뉴나 서빙이 아쉽다!라고 할만한 부분이 거의 없었고 전체적인 퀄리티도 만족스럽네요.

언젠가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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